지난 2일 경북 구미의 낙동강에서 발생한 페놀 유출사고는 총체적으로 대응이 부실해 상수도 공급 중단이란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일 김천시와 구미시 등에 따르면 김천시는 지난 1일 오전 3시10분께 김천시 대광동의 페놀 생산공장인 코오롱유화공장에서 불이 난 뒤 4시간이 지난 오전 7시 30분께가 돼서야 화재 현장과 1㎞ 떨어진 대광천에 둑을 쌓았다.
그나마 더 큰 피해를 막기는 했지만 공장에서 유출된 페놀 찌꺼기가 소방용수에 섞여 흐르는 대광천과 감천을 타고 낙동강으로 어느 정도 유입된 이후였다.
대광천의 폭은 10m에 불과해 초기 둑을 쌓아 대응하기가 쉬웠지만 사고 지점에서 1.7㎞ 떨어진 감천부터는 폭이 40~50m로 둑을 쌓아 페놀 오염수를 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천소방서는 진화에 신경 쓰느라 후속 조치까지는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방제 역시 소방서의 기본 기능이란 점에서 총괄 대처를 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천시 역시 화학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점을 감안해 화재 직후부터 폭이 좁은 대광천에서 둑을 쌓아 초기 조치를 취했더라면 페놀이 낙동강까지 유입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김천시 장지현 환경관리과장은 "둑 쌓기 전에 흘러 나간 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차단했다"며 "더 빨리 둑을 쌓았으면 더 줄일 수 있었겠지만 사실상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화재 발생 4시간여만에 하천에 둑을 쌓아 3일 오전까지 256t의 페놀 찌꺼기를 수거했다고 밝혔지만 좀 더 빨리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 구미시민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3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인지역이 김천이고 김천시가 더 신속하게 대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질 오염사고를 예방하고 사고가 났을 때 신속하게 수습하기 위한 대응관리체계나 지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수질 오염 사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단 주변 하천에 유수지를 만들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하천관리 기관이 지방자치단체와 국토관리청, 지방환경청, 수자원공사 등으로 다원화돼 있고, 폐수관리 기관도 배출량 기준으로 도와 시·군이 다르며, 폐기물 종류에 따라 환경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분산 관리하고 있는 체계도 개선해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리 기관이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다 보니 각종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실질적인 매뉴얼이 없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낙동강에서 페놀이 검출된 이후 구미광역취수장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와 구미시의 대응 역시 초보 수준에 불과했던 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2일 오전 5시50분에 구미광역취수장의 3.4㎞ 상류인 고아읍 숭선대교에서 0.01ppm/ℓ의 고농도 페놀이 검출됐고 10시 45분부터 취수가 중단됐는데도 시민들이나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구미시 도량동에 사는 주부 김모(36) 씨는 "오후 2시부터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는데 오후 3시가 돼서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방송이 나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환경부나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사태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김우구 부사장은 "경위야 어찌됐든 물을 관리하는 데 걱정을 끼쳐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기관별 비상연락망, 사고수습방법, 사고대응체계 등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해 대규모 수질오염사고 대응 실무매뉴얼의 개정을 추진하는 등 수질오염사고 예방대책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구미.김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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