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반환 이후 영어 구사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을 받아온 홍콩이 그간 중국어 교육을 강조해온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에 들어갔다.
25일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교육국은 최근 홍콩내 중.고교(세컨더리 스쿨)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학언어를 영어로 할지, 광둥어로 할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각 학교가 교내에서 복수 이상의 언어로 학생들을 가르치든, 능력별로 중국어반, 영어반을 나누든 자율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에 홍콩 주권이 반환된 직후인 1998년 112개 학교를 제외한 모든 중·고교에 중국어, 즉 광둥어로 수업하도록 한 모어 교학(母語 敎學) 정책에서 완전히 선회한 셈이다.
마이클 쉔(孫明揚) 교육국장은 "모어 교학정책은 학생들에게 학과지식을 습득하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렸다"며 "현재 교육계와 개선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홍콩 교육당국의 목표는 대학에서 영어로 수업을 듣고 말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학생들의 비율을 현재 40%에서 60%로 늘리겠다는 것.
홍콩 교육국은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2∼3개월 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학생과 교사의 영어 능력과는 상관없이 도입했던 홍콩의 모어 교학정책은 줄곧 적잖은 논란을 불러 일으켜왔다. 당초 이 정책은 교육 평준화를 목표로 광둥어가 모어인 학생들의 지식습득을 용이하게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홍콩의 국제 경쟁력 중 하나였던 홍콩인들의 영어 구사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중국어 채택 학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영어 채택 학교에 비해 하향세를 그리면서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모어 교학정책이 홍콩 사회의 빈부격차를 고정화시키고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특히 10년전에는 적령기 학생 18%만이 대학에 진학했으나 지금은 전문대 이상의 교육을 받는 비율이 60%를 넘어서면서 대학 신입생들이 어려움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교의 영어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늘어났다.
쉔 국장은 "대학은 중국어 채택 학교 졸업생을 위해 영어 교습 과정을 별도로 개설하고 외국기업들 역시 홍콩 학생들의 영어 능력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책 전환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 "모세가 유대민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넜듯이 믿음을 가지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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