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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취임…'반쪽 정부'로 시작

새 내각 구성못하고, 각료내정자들 의혹에 싸여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이 25일 대통령으로서의 권한과 역할을 인수해 법적 임기를 시작했지만 내각 구성조차 못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으로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국무위원들이 임명되지 못한데서 나아가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식 전날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려 자진사퇴해 상황에 따라서는 국무회의 구성이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헌법 제88조는 국무회의가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주요한 정책을 심의하도록 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국정의 기본계획과 일반정책, 주요 대외정책, 헌법개정안, 법률안, 대통령령안, 군사에 관한 중요사항, 사면·감형·복권 등 국정의 주요 정책사항이 총망라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무회의가 없어지면 정부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며 "각종 정부 현안을 처리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참여정부 마지막 각료들의 사표가 아직 수리되지 않아 형식상의 국무회의는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이 대통령이 자신이 내정한 장관들을 제쳐놓고 `헌 내각' 장관들로 구성된 국무회의를 개최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통합민주당이 한승수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내기로 하는 등 26일로 예정된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설사 한 총리 후보자가 총리 인준이 된다고 하더라도, 새 여성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 국무회의 구성은 더욱 차질을 빚게 된다.

헌법은 국무회의 개최 요건을 최소 15명의 국무위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는 기존 정부 부처를 `18부4처'에서 `15부2처'로 줄여 국무위원수를 15명으로 줄였고, 이 상황에서 여성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바람에 당장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청와대측은 "여성부 장관 후임인선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15명의 장관으로 의제해서 국무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경우 국무회의 적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또 새 각료 후보자 자격 시비 논란이 이춘호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그치지 않을 경우 '반쪽 정부' 상황은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

새 각료 내정자 중 일부가 부동산 투기 및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이면서 27∼28일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가 난항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춘호 장관 내정자가 낙마했지만, 남주홍 통일 및 박은경 환경장관 내정자,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내정자 등에 대한 야당발 사퇴 압력은 사그라들 기세가 아니다.

민주당이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며 인사청문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거나, 인사청문이 파행으로 치달을 경우 청문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사청문요청후 최대 30일 동안 각료가 임명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할 수 있다.

새로 개편된 청와대 비서실 직제안도 국무회의 의결사항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새로운 직책 내정자들은 자신들의 공식 타이틀을 갖지 못하고 당분간 기존 청와대 직제에 따라 임명돼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류우익 대통령실장도 기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김인종 경호처장도 기존 경호실장으로 각각 이날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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