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불꽃 튀는 주말극 삼파전에 시청자는 즐거워"

나란히 시청률 20% 넘기며 안방극장 들썩

2월 들어 잇따라 새롭게 선보인 지상파TV 3사의 주말극이 나란히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고민을 안기고 있다.

김수현 작가의 KBS '엄마가 뿔났다'(연출 정을영)와 김정수 작가의 SBS '행복합니다'(연출 장용우)의 어느 정도 예견됐던 '성공'에 이어, MBC '천하일색 박정금'(극본 하청옥, 연출 이형선)도 4회 만인 10일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흥행 대열에 가세했다.

이렇듯 사이좋게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는 이들 주말극은 각기 다른 형태의 가족을 보여주며 뚜렷하게 차별화된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세 드라마 모두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 분모를 이룬다. 바로 이 점이 똑같이 시청률 20%를 넘기는 비결.

드라마이지만 결코 드라마에 머물지 않는 세 작품의 삶에 대한 진정성과 생생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활약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즐겁다.

◇하나같이 엄마의 속을 뒤집어 놓는 자식들-'엄마가 뿔났다'

엄마(김혜자 분)는 장남을 생각하며 "너 때문에 '무자식이 상팔자'란 생각 숱하게 했다"고 독백한다. 분명 낳을 때는 '금쪽같은 내 새끼'였지만 머리가 커 가면서는 결코 마음대로 되지 않는 자식들을 보며 엄마의 속은 수십 번 숯검댕이 된다.

엄마는 또 한숨을 쉰다. "누군들 자기 인생이 마음에 들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알면서도 나는 내 인생이 정말 마음에 안 든다"며. 무릎이 꺾이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두 눈이 무력한 송아지의 눈망울처럼 변하는 엄마는 자식들 때문에 편할 날이 없다.

'엄마가 뿔났다'는 아이 딸린 이혼남과 연애하는 노처녀 변호사(신은경), 연상녀와 사고쳐 아이 낳은 말썽꾸러기 아들(김정현), 능력 없는 녀석과 교제하는 막내딸(이유리)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는 엄마의 모습을 그리며 우리의 엄마와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투영한다.

이 드라마를 보며 '나는 아니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 누가 있을까. 김수현 작가는 우리 모두를 단숨에 포박한다.

◇재벌가 딸과 소시민 가정 아들의 결혼-'행복합니다'

물론 재벌가 딸(김효진)과 소시민 가정의 아들(이훈)이 결혼하기까지 겪게 되는 우여곡절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이 소재를 요리하는 김정수 작가의 솜씨는 탁월하다. 1~2회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그의 필력은 리드미컬하고 자연스러워 익숙한 소재임에도 스토리에 강한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다.

신분 차가 나는 두 남녀의 결혼을 근간으로 한 '행복합니다'는 두 주인공의 주변에 다양한 인물을 배치해 풍성한 인간관계를 보여준다. 그 속에서 인륜지대사인 결혼이 왜 결코 주인공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지를 작가는 풍부한 연륜과 경륜을 담아 부드럽게 풀어낸다.

재벌가에 나를 이입하기는 힘들지만 작가는 그들의 일탈 심리와 욕망, 외로움을 끄집어내 보편화시키고 소시민 가정의 면면을 통해서는 우리 일상의 살가운 희로애락에 접근한다.

두 주인공을 둘러싼 가족들은 입양한 형제이거나 홀아버지이고, 불륜에 빠져 있거나 천애고아다. 드라마는 이들 모두 고루 어루만지며 혈액 순환이 왕성한 캐릭터들을 통해 익숙한 이야기를 새롭게 싱싱하게 가공하고 있다.

◇처첩의 갈등과 코믹한 동거-'천하일색 박정금'

식모살이 하던 청주댁이 안방을 차고 들어와 본부인과 딸을 내쫓았으니 처첩간, 또 그들의 딸들 간의 대립이 한 축을 이룬다. 여기까진 뻔한 갈등.

그러나 '천하일색 박정금'은 얼결에 이뤄진 코믹한 동거를 또다른 축으로 내세우며 드라마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이중 분양사기로 인해 한 아파트에 두 가정이 동거를 시작한다. 박정금(배종옥)과 그의 엄마와 아들, 의사인 정용준(손창민)과 그의 형. 이들은 한 거실에 TV를 두 대 놓고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보며 기 싸움을 하고, 한 부엌에서 두 개의 상을 놓고 따로따로 식사를 한다. 그러나 어느새 이들도 가족이 된다.

다크호스로 부상한 '천하일색 박정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외로움과 슬픔이다. 박정금과 엄마는 첩에 빠진 아버지에게 버림받았고, 박정금은 바람난 남편에게 이혼당하면서 경황 중에 큰아들을 잃어버렸다. 형사 박정금이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삶이 또한 비루하고 안타깝다. 여기에 이들 모녀를 내쫓은 청주댁의 딸(한고은)이나 그와 결혼을 앞둔 경수(김민종) 역시 외로움에 사무친 사람들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그 슬픔에 코믹함과 투명한 웃음이라는 당의정을 씌웠다. 경쾌한 리듬감 속에 슬픔과 웃음이 쫀득쫀득하게 버무려진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