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7)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에 벌어졌던 '신의 손' 골과 관련, 연일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마라도나는 최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신의 손' 골에 대해 영국 국민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아르헨티나 내에서 반발이 제기되자 2일 아르헨티나의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영국 국민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라디오 방송 라 레드(La Red)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영국인들에게 '신의 손' 골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신의 손' 골이 이미 오래 전의 일이고, 지나간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한 말이 통역 과정에서 잘못 전달됐을 수 있다"며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 당시 통역을 담당했던 사람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도나는 영국을 방문 중인 지난달 31일 현지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The Sun)과의 인터뷰에서 "과거로 돌아가서 용서를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신의 손' 골에 자신의 '의도된 행동'이 작용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클라린(Clarin)을 비롯한 아르헨티나 내 주요 신문들은 전날 "아르헨티나 국민과 축구팬들이 마라도나의 사과 소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스포츠 신문들은 여러 면에 걸친 특집기사를 통해 "마라도나의 사과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클라린은 1만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까지 소개하면서 응답자의 66.8%가 마라도나의 사과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마라도나의 발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답변은 33.2%에 불과했다.
'신의 손' 골 논란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잉글랜드의 4강전에서 비롯됐다.
당시 경기에서 잉글랜드 문전으로 센터링된 공을 향해 마라도나와 잉글랜드 골키퍼 피터 쉴튼이 함께 공중으로 솟았으며,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의 관중들은 공이 마라도나 손에 맞고 골대 안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았고, 선심도 기를 들어 핸들링 반칙을 선언했으나 상황을 정확하게 보지 못한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이후 고속촬영 필름 판독을 통해 공이 마라도나의 손에 맞은 것으로 결론이 났으나 마라도나는 침묵을 지켰으며, 영국 언론으로부터 '핸들링 반칙' 주장이 계속 제기되자 "골은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라도나는 2005년 8월 아르헨티나의 한 방송에 출연해 '신의 손' 골이 의도적으로 손을 뻗어 넣은 것이라는 점을 공개 시인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 '알로! 프레지덴테'에 출연한 자리에서도 핸들링 반칙으로 골을 넣고 골 세레모니를 벌여 심판의 눈을 속였다고 말한 바 있다.
마라도나의 사과 발언 여부에 대해 이처럼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1982년의 포클랜드(아르헨티나 명칭은 말비나스) 전쟁에서 영국에 패배해 말비나스 섬에 대한 영유권을 넘겨준 데 대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앙금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