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전국 고교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라디오 프로그램이 '영어몰입방송'을 시도해 관심을 모았다.
SBS 파워FM(107.7㎒) '이숙영의 파워FM'은 31일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모든 내용을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몰입방송'을 특집으로 방송했다.
기상청 연결, 청취자 연결, 최창호의 오늘의 인물 분석, 김용민의 조간브리핑, 가수 얀과 개그우먼 강주희의 '애정당 모여라' 등 모든 코너가 평소 구성 그대로 영어로 방송한 것.
제작진은 이날 특집에 대해 "한국 특유의 영어 열풍이 극을 달리고 있고 직장인들의 영어에 대한 집념과 애로는 나날이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영어몰입교육을 이야기하기 전에 영어몰입방송은 과연 가능한지 모험 삼아 실시해보는 것"이라며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음을 밝힌 바 있다.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출신인 DJ 이숙영을 비롯해 여러 게스트들은 영어방송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방송은 예상대로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했다.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어수선하기도 했으며 청취자의 문자 소개 등 일부 코너는 결국 한국어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숙영은 방송 말미에서 "한국만의 멋과 한이 있고 우리 나름대로 가진 정서가 있는데 모든 것을 영어로 한다면 이를 살릴 수 없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영어로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고 '영어몰입교육'도 굉장한 준비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프로그램의 송정연 작가는 방송 직후 "기본적으로 영어 실력이 있는 분들인데도 방송 진행이 힘들었고 학생들의 영어몰입교육도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면서 "물론 영어가 필요하지만 한국말이 꼭 필요한 부분이 있고 오로지 영어에 몰입한다면 잃을 게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영어몰입방송에 대해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다양한 청취자 반응이 이어졌다.
이만영(yonggari1) 씨는 "아무리 국제화시대라지만 우리나라에서 한글을 안 쓰면 외국 사람들이 한글을 쓸까요"라며 한국어 사용을 주문했고, 정의찬(capjis01) 씨는 "우리나라 아이들의 정서와 가치관 형성을 무시한 채 영어지식만을 주입하는 게 과연 나라 발전일까요"라며 비판적 의견을 밝혔다.
또한 오준철(mrvolley) 씨는 이날 방송에 대해 "영어로 할 거면 영어로만 하든가, 국어면 국어로만 하든가"라면서 "영어방송이 있는데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기도 했다.
최성희(carriesh) 씨는 "우리나라가 꼭 전 세계인이 우리말을 배우고자 발버둥치는 복받은 나라가 되길 빌어보게 된다"면서 영어 열풍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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