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지사가 17일 "오는 4월 18대 총선을 겨냥해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세균 태안재해대책특별위원장이 어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정부가 지원한 긴급 생계자금 300억원이 충남도에서 집행되지 않고 있어 불행한 사태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는데 아직 피해 대상과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배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피해지역에서 수산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1만가구에 이르고 있고, 숙박업과 음식업 등 비수산업을 합하면 수만가구에 달할 것"이라며 "정부가 지원한 생계자금을 이들에게 나눠주면 가구당 몇십만원 꼴인데 이 돈이 생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자금은 시.군별 안배도 감안해야 하는데 정확한 기준 없이 배분했다가 시.군별 싸움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며 "정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피해지역의 실정을 전혀 모르고 발언한 생색내기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피해주민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생계자금이 더 많이 지원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도가 지난 9일 '300억원의 자금은 너무 적으니 300억원을 추가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한마디 얘기가 없다"며 "어제 해양수산부가 기름유출 피해를 본 충남도내 시.군 관계자들을 불러 회의를 한 자리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 없이 '모든 것을 충남도가 알아서 하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1997년 기름유출 피해를 본 일본에 출장을 가보니 모든 정부 부처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사고를 수습한 것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해양수산부만 움직일 뿐 다른 어느 부서 하나 움직이지 않는 등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대처가 미숙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충남도는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이후 정부와 협조하면서 원만하게 해결하려 했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너무 답답해 이렇게 나서게 됐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피해주민들의 시름을 덜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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