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원당농협 주교지점에서 5일 발생한 365코너 강도사건은 은행의 현금인출기 방범망이 얼마나 허술한 지 극명하게 보여줬다.
6일 경찰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원당농협은 보안전문업체와 일괄 계약을 체결해 경비업무와 함께 365코너 현금인출기를 관리토록 했으며, 현금인출기 장애 발생시 처리할 인력이 없는 보안업체는 서비스 업체에 기기 장애처리 하청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보안업체는 심야에 비상벨이 울리는 등 외부 침입 가능성이 있을 때만 출동하고 현금인출기 장애 신고 처리 업무는 하청업체에서 맡게 된다.
수천만원의 현금을 관리하는 업무를 경비업무와 무관한 AS업체에만 맡긴 채 은행과 경비업체 모두 팔짱을 끼고 있다 이 같은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번 사건도 이 같은 현금인출기 관리의 허점을 노린 범행이었다.
2인조 강도범은 은행 휴무일이며 인적이 뜸한 토요일 오전을 범행시간으로 잡았다.
이들은 365코너에 설치된 콜전화로 현금인출기에 장애가 있다며 거짓 신고를 해 기기장애 처리업체 직원 이모(26) 씨를 유인해 은행 매장 후문을 열게 했다.
범인들은 혼자 현장에 출동한 이 씨의 다리를 흉기로 찔러 저항하지 못하게 한 뒤 테이프로 결박했다.
현금인출기 기기장애 처리 만을 위해 배치된 이씨는 괴한 2명에게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이 씨를 손 쉽게 제압한 범인들은 불과 30분 만에 현금 4천800만원이 들어있는 현금인출기 3대의 현금통 6개를 통째로 꺼내갔다. 그러나 수표가 보관된 통은 그대로 남겨뒀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매장 안에 있던 CCTV 영상기록 저장장치의 연결선을 잘라버린 뒤 물을 뿌려 고장을 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은행에는 건물 외부에 2대, 365코너에 5대, 내부에 10대 등 모두 17대의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화면 저장장치를 고장나게 하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저장장치의 내부 상태가 양호해 경찰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365코너가 운영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장애 신고를 가장할 경우 경비요원이 아예 출동하지 않는 허술한 방범망 때문에 유사사건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 관계자는 "출동한 직원은 현금인출기 장애 처리를 위한 AS기술과 친철 교육만 받아 강도에게 저항할 수 여건이 안됐다"고 밝혔다.
보안업체 관계자도 "경비요원은 365코너가 문을 닫거나 은행에 강도나 도둑이 드는 등 긴급한 상황 발생 가능성이 있을 때만 출동한다"며 "이번 사건처럼 기기장애를 가장할 경우에는 하청업체 직원이 나가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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