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과 증권거래법위반 등의 혐의로 10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의해 구속기소된 강모(36) 씨와 전모(39) 씨 등은 주가조작과 허위공시, 차명인수, 자금세탁 등 각종 불법을 총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은 이들의 범행을 눈치조차 채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재발방치 차원에서 조직적 작전세력에 대한 사전감시 및 사후 적발시스템이 대폭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코스닥 상장기업인 J사의 주가가 5천원 이하로 비교적 낮고 1일 주식거래량이 20만~30만 주 정도에 불과해 10억여 원만 있으면 시세조종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착안, J사를 범행대상으로 선정했다.
작전세력의 목표가 된 J사는 2002년 코스닥에 상장한 전자상거래 장비 개발 업체로 직원 4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만성 적자로 상장 이후 경영자가 4차례나 교체되는 등 경영난에 시달렸다.
강 씨 등은 지난 4월 이모(30) 씨 등 주가조작전문가 2명에게 10억 원을 건네주면서 J사의 주가조작을 지시했다.
이 씨 등은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시간대에 직전 거래 주식가격 보다 200원 정도 높은 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내 종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했고 J사의 주가는 연일 상승행진을 벌였다.
1천 원대이던 J사의 주가는 불과 2개월여만에 4천800원까지 치솟았다.
J사 전 대표 석모(43) 씨로부터 150억 원에 J사를 인수하기로 사전에 약속한 강 씨 등은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자 47명으로부터 181억 원을 끌어 모아 이중 90억 원을 횡령, J사 매입대금으로 사용하고도 회사운영 및 설비대금 구입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허위공시를 냈다.
또 J사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로부터 60억 원을 빌려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기업을 인수한 이들은 당시 가격보다 5배 이상인 2만5천 원까지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정보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흘리면서 또다시 주가조작을 시도했다.
그러나 유상증자 이후 일부 투자자들과 사채업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J사 주가는 곤두박질쳐 두 달 뒤 1천 원대로 다시 내려갔다.
작전세력의 말을 믿고 수십억 원을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하락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작전세력'이 꼬리를 잡혔다.
명의상 대표인 최모(34) 씨 등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를 없애기 위해 J사와 무관한 C사의 주식취득에 110억 원을 투자한 것처럼 허위공시를 내기도 했고 횡령한 자금을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페이퍼컴퍼니) 2곳으로 분산 이체해 소액수표로 출금하는 등 자금세탁도 했다.
J사의 실소유주인 강 씨와 전 씨 등은 자신들을 이사로 등재하지 않은 채 배후에서 최 씨와 감사인 김모(34) 씨 등을 내세워 회사를 차명으로 인수한 뒤 유상증자와 자금 횡령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배성범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장은 "작전세력은 허위공시와 차명인수, 자금세탁 등을 일삼았지만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망에 적발되지 않았다"면서 "경영권 변동이 있거나, 대규모 유상증자 직후 대주주 변동이 있을 때 인수자금 출처를 철저히 조사하는 등 일반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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