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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삼성특검법안, BBK의혹 관련 뉴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검찰수사를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대선 여론조사에서 독주하다 시피 하는 이 후보와 재계를 대표하는 이 회장이 범법여부와 정직성 문제로 자신의 운명을 검찰의 손에 맡겨놓고 있는 상황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갖는 궁금증입니다. 게다가 폭로와 반론, 공격과 방어로 인해 이야기의 갈피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럽습니다.

삼성은 삼중의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폭로와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에다 특검 수사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뉴스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1월 23일 삼성 특검법안을 의결했습니다. 사흘 뒤인 26일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인 폭로를 했고, 검찰 특별수사팀이 삼성의 고위간부들을 출국 금지시키며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와 같은 소용돌이 속에서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삼성 특검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삼성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습니다. 이날 SBS 뉴스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4.26% 급락했고, 삼성 SDI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기, 에스원 등도 4~5%씩 하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삼성 특검법 수용에 대해 이날 뉴스는 "법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문제가 많은 법안이지만, 국회로 돌려보내 봐야 다시 가결돼서 법률로 확정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해석했습니다. 뉴스는 또 정당들이 대통령의 특검 수용을 한목소리로 환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마디로 이날 뉴스가 전한 정치권과 검찰의 분위기는 삼성 비자금 의혹을 엄중하게 묻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분위기와는 달리 실제로는 삼성을 향해 조여오던 포위망이 느슨해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노 대통령의 특검수용을 전한 27일 SBS 뉴스는 대통령의 특검법 수용방침에 따라서 검찰은 어디까지 수사를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통령이 이중삼중의 수사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면서 검찰 수사가 벽에 부딪혔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뉴스에서는 이 기사에 "'특검 암초' 부딪친 검찰"이라는 제목이 달렸습니다. 노 대통령의 특검 수용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는 다음 날인 28일 SBS 뉴스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강한 수사의지를 보였던 검찰이 특검수사가 시작될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수사만 하겠다는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는 것입니다. 27일과 28일 SBS 뉴스에 따르면 삼성 쪽 관련자들이 출국하거나 잠적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삼성 계열사들이 특검의 압수 수색에 대비한 서류 폐기작업으로 보이는 긴박한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뉴스는 대통령의 특검 수용으로 삼성이 더욱 궁지로 몰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특검의 수사력이 검찰 특별수사팀을 능가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욱이 특검 수사가 시작될 내년 초의 정치상황은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특검 수용이 결국 삼성을 더욱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이 특검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는 대통령의 특검 수용 발표로 폭락했던 삼성 계열사 주가가 29일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특검의 현실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뉴스가 분석했어야 합니다.

요즘,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들의 고민은 BBK 의혹 수사의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후보들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뉴스는 BBK 수사의 결론에 따라 대선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SBS 뉴스는 지난 28일 중앙일보와 함께 실시한 네 번째 패널조사에서 BBK 사건 수사 결과에 따라서 표심이 요동칠 가능성도 감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이명박 후보 지지자의 4분의 1은 BBK 의혹이 사실일 경우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뉴스는 이 대목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놓쳤습니다. 검찰이 대선 전에 수사 결과를 분명하게 발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과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가 어떤가 하는 점입니다. 이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와 검찰의 태도는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뉴스는 BBK 의혹이 사실일 경우에도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비율이 4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4분의 1마저도 정작 BBK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상황이 올 경우 어떤 투표행태를 보일 것인가가 분명치 않습니다. SBS 뉴스는 "이명박 이회창 두 후보 지지자들이 느끼는 후보 간 이념 간극이 꽤 큰 것이 이회창 후보가 이명박 후보 지지자를 흡수하는데 한계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여권 후보나 진보정당 후보로 돌아설 가능성은 더욱 없습니다.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응답을 바로 반 이명박 표로 계산하기는 어렵다는 말입니다. 이런 전망은 검찰의 행동에 대한 제약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되고 BBK의 대선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줄일 것입니다.

여기서 대선과 관련하여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됩니다. 대선에서의 후보 선택 기준이 BBK 의혹밖에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만일 BBK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명박 후보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BBK 의혹에 대한 수사의 결론이 나지 않으면, 이 후보는 좋은 것입니까? 자신을 선전하기 보다는 BBK 수사만을 바라보고 있는 여권 후보의 모습은 또 어떻습니까?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뉴스의 대답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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