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선원들 기억으로 재구성한 마부노호 피랍상황

"심야 틈 타 총 쏘며 마부노 1호부터 기습"

소말리아 부근 해상에서 지난 5월15일 마부노 1,2호를 납치한 해적은 사전에 입수한 정보로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심야를 틈 타 총격을 가하며 기습, 납치를 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석호(40)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선원의 말을 종합해 피랍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보면 해적 떼가 마부노 1호를 기습한 것은 5월15일 오전 2시10분께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북동쪽으로 210마일(336㎞) 밖 공해상이었다.

잠을 자던 한 선장이 갑작스런 총성에 잠을 깨 나가보니 해적 2명이 AK 자동소총과 로켓포를 들고 이미 마부노 1호에 올라와 배에서 가장 높은 조타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마부노 1호의 주위엔 조그만 해적 배 4척과 레이더가 달린 상선 크기의 1척 등 모두 5척이 포위한 상태였다. 해적은 모두 14명 정도였지만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한 선장이 일어나 배의 키를 한 바퀴 돌려 해적들을 교란하려고 했지만 이들은 이미 조타실에 올라와 총을 쏴 한 선장을 위협하며 "엔진 스톱"을 외쳤다.

시동을 멈추자 그들은 선장을 찾았고 한 선장이 신원을 밝히자 다짜고짜 개머리판으로 때리며 침실로 몰아 넣었다.

20분 정도 지나자 해적떼의 두목인 그렛 이라는 자가 로켓포를 한 손에 들고 마부노 1호에 올랐고 한 선장을 비롯, 선원 13명을 모두 집합시킨 뒤 위세를 과시했다.

한 선장은 "피랍 해역 부근이 해적이 출몰하는 위험한 곳임을 알았지만 경제수역(200마일. 320㎞) 밖 공해상에서 항해하면 안전하다고 해 210마일을 지키며 항해했다"며 "해적들은 400마일(640㎞)까지 나와 배를 납치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문갑 기관장은 "눈코 뜰 새 없이 순식간에 배가 장악됐다"며 "우리가 오는 줄 미리 알고 이미 하루 반 전에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3마일(4.8㎞) 정도 뒤처져 따라오던 마부노 2호는 마부노 1호가 해적의 기습으로 속도를 줄이자 함께 멈춘 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이송렬 총기관감독이 무전으로 마부노 1호를 불렀지만 이미 해적에 제압된 탓에 응답이 없었다.

이날 오전 2시40분께 앞에서 환한 불빛이 보이자 해적임을 감지, 80도로 방향을 돌려 가속했으나 이미 해적 떼가 탄 작은 배는 마부노 2호를 앞질렀고 해적에게 이내 포위됐다.

2명이 먼저 총을 쏘며 올라 탔고 이들은 "머니(money) 머니"라며 돈을 요구하더니 노트북 등 전자제품을 모두 강탈해 갔다.

해적 두목은 마부노 1,2호를 한 곳으로 모은 뒤 오전 4시30분께 자신들의 소굴인 하라데레로 항해하라고 명령했다.

17일 오전 11시께 하라데레 앞바다에 닻을 내리자 경비병 임무를 담당하는 해적이 마부노 1,2호에 17명씩 나눠탔다.

해적 두목은 이 때 "배 검사만 하고 보내 줄 테니 얌전히 있으라"고 했지만 곧 거짓말로 드러났다.

마부노호보다 20일 정도 앞서 납치된 대만 선박과 함께 15일 정도 이 곳에서 정박한 마부노 1,2호는 13마일(21㎞) 정도 북쪽으로 항해하도록 한 뒤 그 곳에서 석방될 때까지 계속 머물렀다.

(아덴<예멘>=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