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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고장 왜 많은가 했더니 누군가 일부러?

<8뉴스>

<앵커>

여러차례 보도가 됐지만 최근 들어서 승강기 고장으로 인한 안전 사고가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데요. 왜 그런가 했더니 그럴만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습니다.

정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강기 문이 열리자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손전등으로 내부를 살핀 뒤 안으로 들어섭니다.

내부 장치에 손을 대던 남자는 갑자기 일어나 유심히 뭔가를 봅니다.

승강기 안에 있던 카메라를 발견한 겁니다.

남자는 황급히 몸을 틀어 얼굴을 가리더니 고개를 숙인채 그대로 빠져 나갑니다.

지난 16일 오후 충남 천안의 한 오피스텔 건물 승강기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 남자가 나간 뒤 승강기는 고장이 났는데 조사 결과 문을 여닫는 기계장치가 아예 꺼져 있었습니다.

남자가 승강기용 비상열쇠를 들고 있고 복잡한 장치를 정확히 찾은 걸 봐서 승강기 구조를 아주 잘 아는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7월에는 승강기 작동장치 안에 누군가 일부러 납덩이를 넣어 고장을 내는 등 올들어 서너차례 큰 고장이 잇따랐습니다.

승강기 보수 계약을 맺은 업체는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보수업체 직원 : 한 번 와서 고장내고 가면 일주일 정도 고생을 하는데, 돈이 수백(만원)이 넘어갈 정도로 들어갔거든요. 이제 엘리베이터 일은 그만하고 싶습니다.]

건물 관리소는 보수 계약을 맺지 못한 경쟁업체가 일부러 고장을 낸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건물관리실 직원 : 자기네들한테 안 맡겼다고 해서 고장을 낸 거에요. 우리가 (계약을) 안주는 이유가 있어요. 비싸니까.]

지난 1995년 승강기 보수업체 등록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보수업체 수는 세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승강기 10만 대당 사고건수도 그만큼 늘었습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승강기 대수가 2배나 많지만 보수업체수는 3백여 개로 절반 수준입니다.

[기술표준원 담당자 : 업체는 많은데 시장은 좁으니까 수익측면에서 과당경쟁을 하다보니까 부실으로 덤핑 계약을 하게 되죠.]

경찰은 CCTV에 찍힌 얼굴을 토대로 경쟁업체 직원 등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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