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마약 수송에 국제우편이나 보따리상을 이용하거나 캡슐, 좀약 형태로 만드는가 하면 슬리퍼 밑바닥, 벽걸이 시계, 차나 커피 봉지, 즉석 밥 용기 등에 넣는 등 해외에서 마약류를 들여오는 방법도 각양각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 최고 히로뽕 제조 전문기술자 구속 = 국내 히로뽕 제조 최고수인 '마약계 원로' 김모(71) 씨가 이번에 또 붙잡혔다.
김 씨는 마약 제조·유통의 전과 7범으로 70년 인생 중 3분의 1에 가까운 22년을 감옥에서 지냈다.
그는 국내에서 히로뽕을 제조해왔으나 최근에는 강력한 단속으로 더이상 국내에서 마약을 만들 장소가 없는데다 제조 원가가 많이 드는 점을 고려해 해외로 눈을 돌려 중국에서 '값싸고 질 좋은' 히로뽕을 사들였다.
김해수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은 "지금은 국내에서 히로뽕을 거의 제조할 수 없어 외국에서 밀수입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마약을 제조할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김 씨처럼 나이가 많은 것이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가 총책이 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 중순까지 보따리상 등을 활용해 7차례에 걸쳐 중국 대련항에서 배 편을 통해 인천항으로 들여온 히로뽕은 무려 6.74㎏.
소매 시가만 224억 원에 달하며 22만 4천666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최고 마약 전문가답게 '순도 100%의 최상품'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 올해 압수량 '85만명 분' = 서울중앙지검이 올들어 지금까지 압수한 마약류는 히로뽕 4.27㎏, 에페드린 17.5㎏, 대마 8.13㎏ 등으로 이미 지난해 1년간의 압수량(필로폰 3.15㎏, 대마 5.8㎏, 에페드린 없음)을 훌쩍 넘어섰다.
이 히로뽕은 14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는 140억 원에 달하며 에페드린은 43만 명(430억 원 상당), 대마는 1만 6천명(2천400만 원), 케타민(81.6g)은 27만 2천명(40억 원), MDA(246g)는 1천300명(3천900만 원), 해시시(247.4g)는 530명(1억9천만 원) 등 모두 85만명이 투여할 수 있는 양이다.
에페드린은 마황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백색분말로 히로뽕 제조 핵심 원료이며 신종 마약인 케타민은 동물마취제로 환각효과가 엑스터시나 LSD(합성마약)보다 강하고 MDA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며 대마의 수지로 만드는 해시시는 마리화나보다 환각 효과가 6배나 강하다.
◇ 중국 마약이 한국 거쳐 일본으로 = 김 씨는 수입한 히로뽕 일부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조직원을 통해 일본 야쿠자 폭력조직에 재수출했다.
김 씨 조직은 중국에서 구입한 히로뽕을 한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일본으로 넘겼으나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오사카 공항 등의 검색이 강화되자 일단 중국 다롄항이나 단둥항 등과 인천항을 오가는 페리의 보따리상을 이용해 국내에 밀반입한 뒤 부산항과 오사카항을 연결하는 페리의 보따리상을 통해 일본으로 빼돌렸다.
인구 10만 명 당 단속되는 마약사범 수가 10여명으로 미국의 50분의 1, 호주의 3분의 1, 태국의 10분의 1 수준인 마약 청정국가인 우리나라를 거치는 수하물을 상대 국가가 느슨하게 검색하는 점을 악용해 한국을 중간 기착지로 활용한 셈이다.
일본 공항·항만 당국도 중국에서 오는 물품은 꼼꼼하게 조사하지만 한국에서 도착하는 품목은 대략 살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부장검사는 "필로폰을 일본 야쿠자에게 밀수출한 경로와 이를 밀수한 야쿠자 조직을 일부 파악해 일본 수사 당국과 공조를 벌여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상천외한 마약 밀수 방법 = 김 씨 일당은 지난 6월 중순 히로뽕 2.24㎏을 조금씩 나눠 비닐로 포장한 뒤 즉석 밥 용기 23개에 넣고 밥으로 덮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해 다롄항에서 인천항으로 들여오다 적발됐다.
검찰은 또 서울세관, 국가정보원 등과 공조해 지난 2월 중국 옌지에서 히로뽕 340g을 감기약처럼 캡슐에 넣은 뒤 연필꽂이에 숨겨 국제우편으로 밀수입하던 윤모 씨 등 3명을 구속했으며 3월에는 필리핀에서 슬리퍼 밑바닥에 히로뽕 15.1g을 은닉해 들여온 필리핀인 2명을 붙잡았다.
아울러 우황청심환 용기나 차 또는 커피 봉지, 벽걸이 시계, 꿀·참기름 통, 비디오 카메라 케이스 등에 에페드린, 케타민 등의 마약류를 넣거나 마약을 좀약(나프탈렌) 모양으로 만들어 들여오던 내외국인도 적발됐고 이달에는 전모 씨가 인도에서 해시시 222g을 비닐랩으로 포장한 뒤 앨범 표지 뒷면을 잘라내고 숨겨오다 구속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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