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에 이어 청와대까지 나서 칼을 빼들었던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관련해 결국 SK텔레콤이 실속까지 챙기는 판정승을 거두었다.
SK텔레콤이 19일 발신 통화량이 월 38분 이하인 소량 사용자들을 고려했다며 내놓은 '뉴세이브' 요금제는 기본료를 1만3천 원에서 9천900원으로 3천100원 내렸지만 통화량이 26분을 넘으면 배의 요금이 부가되도록 설계됐다.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기본료 3천100원을 할인받지만 26분부터 10초당 40원의 요금이 부과돼 정확하게 38분을 사용했을 때 할인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20원에 불과하다.
여기서 30초만 더 쓰면 '본전'이고 그 이후부터는 두배의 요금을 내야 한다.
SK텔레콤측은 38분 이하 사용자가 전체 2천140만 가입자 중 약 20%인 420만명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는 월 50분 이하 사용시 소량 사용자로 분류된다.
월 38분 이상 사용하면서 SK텔레콤 가입자의 평균 사용량(200분)에 못미치는 가입자들은 별다른 할인 혜택을 못받게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8분 이하 사용자들은 통화 요금이 인상되면 오히려 휴대전화 이용을 자제하기 때문에 충분히 요금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사 가입자간 통화시 50%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망내할인도 득이 더 많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K텔레콤은 자사 가입자 중 50%를 약간 넘는 1천164만 명이 망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 5만 원의 요금을 내는 이용자가 망내 할인 요금제에 가입하면 월 3천964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
SK텔레콤은 문자 할인까지 포함해 연간 6천800억 원의 요금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실제 그 이상의 수익을 보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망내 할인 상품을 내세워 2천만명에 달하는 KTF, LG텔레콤 가입자 가운데 중·다량 이용자(월 4만~5만 원 지출 기준)를 100만 명(5%)만 빼앗아 오더라도 연간 매출은 4천800억~6천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게다가 다량 이용자의 통화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매출도 오르게 되는 셈이다.
KTF, LG텔레콤이 같은 망내 할인 상품을 내놓더라도 가입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SK텔레콤으로 가입자가 쏠릴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잃은 게 하나도 없는 셈이다.
서울YMCA 김희경 간사는 "절대 다수의 가입자들이 원하는 가입비, 기본료 인하는 뺀 채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할인해주는 생색내기에 그쳤다"며 "막대한 초과 수익은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소비자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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