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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FTA 분신' 고 허세욱 씨 치료비 책임 공방

병원 "민노총이 각서 썼는데"…민노총 "가족이 내야 마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며 분신자살한 고 허세욱 씨의 치료비를 놓고 민주노총과 병원 측이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강성심병원은 지난 4월 이 병원에서 숨진 허 씨에 대한 치료비 2천390여만 원의 지불 통고서를 지난달 29일 민주노총과 유가족 측에 각각 발송했다고 1일 밝혔다.

허 씨에 대한 입원 치료비는 허 씨의 형이 치료 당시에 낸 500만 원을 제외하고는 5개월 동안 미납된 상태다.

병원 측이 유가족뿐 아니라 민주노총에도 치료비를 지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허 씨의 수술에 앞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측 인사들이 이후 모든 일을 책임지겠다는 각서를 써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각서를 써준 사실을 맞지만 허 씨가 숨지는 과정에서 병원 측으로부터 전혀 실질적인 보호자 대우를 받지 못했다며 가족이 치료비를 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당시 가족들이 수술을 시키지 않으려 해서 '인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해 급히 수술시키기 위해 각서를 썼다. 병원 측은 그러나 실질적인 보호자인 우리들에게 허 씨의 상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시신도 가족들과 몰래 빼돌려 장례를 치르게 했다"고 전했다.

우 대변인은 "가족과 공모해 시신을 몰래 빼낼 정도라면 병원비도 가족에게서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허 씨가 유서에서 민주노총에 장례를 부탁했고 우리가 각서를 써줬는데도 우리를 배제한 채 나중에 병원비만 달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지금까지 허씨 치유를 위해 모금한 7천여만 원 중 장례 비용 등을 제외한 나머지 6천700여만 원을 병원에 내는 대신 허세욱 씨 추모사업회에 기증했다.

병원 측은 민주노총이 허 씨 수술에 대해 보증을 서고 대표자가 각서를 써줬으니 당연히 치료비를 낼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사람이 입원했으면 가족이 제일 우선 순위다. 우리가 일부러 민주노총을 차단한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정치 관련 단체의 개입이 싫다'며 민주노총에 장례 등에 관한 정보를 주지 말라고 누차 강조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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