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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보와 비보 '엎치락뒤치락'…보도마저 혼선

<8뉴스>

<앵커>

어제(25일) 오후부터 오늘 새벽까지 아프간 현지 상황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습니다. 

더욱이 세계 언론들이 제각각 다른 보도를 쏟아내면서 혼란은 극에 달했는데, 이주형 기자가 이 상황을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기자>

반전에 반전, 낭보와 비보가 엇갈린 하룻밤이었습니다.

먼저 어제 오후 4시쯤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주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 일부를 죽이겠다는 탈레반의 협박이 타전됐습니다.

그런데 살해 경고 시간인 6시 반을 넘긴 7시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큰 돈을 줬고, 탈레반 수감자 8명을 석방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긴장과 초조 속에 두 시간이 지나고 9시쯤에는 인질 8명이 석방돼 미군 부대로 가고 있다고 한 정부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낭보는 겨우 20분 만에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한 명을 살해했다는 비보에 묻혔습니다.

이어 10시쯤에는 탈레반이 새벽 5시간 반을 또다른 협상 시한으로 정했다는 소식이, 새벽 1시 반쯤에는 한국인 인질 8명이 풀려나 미군 기지로 이송됐다는 희망적인 외신이 들어왔지만 몇 시간 뒤에는 탈레반이 다시 인질들을 데리고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은 오리무중에 빠졌습니다.

더구나 당시, 연합군의 공습으로 탈레반 75명 이상 사망했다는 기사가 전해지면서 탈레반의 반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부는 아직까지도 인질 석방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천호선/청와대 대변인 : 정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세계 유수의 언론들도 각기 다른 취재원을 내세워 서로 다른 사실을 타전하고 정부도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것은 현지 상황이 그만큼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국인 인질들은 서로 다른 탈레반 세력 3개 분파에 나뉘어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젯밤 석방설이 돌았던 8명, 그리고 다른 6명을 억류중인 세력은 비교적 협상이 가능한 세력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인질 9명은 강경 탈레반 세력에 억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결국 어젯밤 1명이 살해됐습니다.

돈보다는 수감된 동료 탈레반의 석방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강경파와는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탈레반 수감자 석방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아프간 정부의 권한이라는 데 있습니다.

오늘 새벽 0시쯤 노 대통령이 아프간 대통령과 20분 동안 전화 통화한 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을 특사로 파견한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밤사이 상황이 자꾸 뒤바뀐 것도 탈레반 내부에서조차 구 탈레반 지도부가 이끄는 것으로 보이는 강경파와 실리를 좇는 또다른 탈레반 세력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명백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던 인질 8명 석방이 갑자기 미궁 속에 빠진 것은 탈레반측 내부 분열 때문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아프카니스탄 정부와 개인적인 원한관계나 부족간의 알력관계 때문에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에 협상 조건과 인질 수를 놓고도 의견이 나누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천호선/청와대 대변인 : 초기에 저희가 쭉 설명드렸던 것은 요구조건이 상당히 유동적이고 통일돼 있지 않다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탈레반 측을 상대해야 하는 정부 역시 정보 노출을 최대한 통제하면서 상황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추구하는 바가 서로 다른 탈레반들을 상대로 그때 그때 적절히 대처하는 고도의 협상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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