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의 한 쇼핑몰 상가.
오전 열시 반.
이미 장사가 시작됐지만 빈 점포가 군데군데 눈에 띕니다.
이처럼 이 쇼핑몰에만 문을 닫은 가게는 이미 스무 개가 넘습니다.
빈 점포들이 상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주변 상인들도 한숨을 쉽니다.
[상인 : 보시면 저 쪽에서도 지금 4개 정도. 저기도 빼고 이쪽도 빼고. 그만큼 장사가 안 되니까 빼죠.]
점점 줄어드는 손님 때문에 결국 원금과 이자 빚을 갚지 못한 채 점포를 내놓는 경우도 부지기수.
해마다 줄어드는 손님 때문에 빚을 갚기란 더욱 어려운 실정입니다.
[상인 : 이자에 이자가 붙어서 살수가 없어서 세도 잘 안 나오니까. 장사도 그렇고 하다가 이자가 제 날짜에 딱딱 (은행에) 들어가야 하는데. 돈 빌려서 한 거잖아요. 그것을 샀으니까 (수익률이 안 맞으면) 돈을 못 내면 그렇게 되죠.]
이렇게 문을 닫는 점포가 늘어나는 가운데 경매로 넘어간 점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동대문 쇼핑몰 상권의 점포들 중 올해 경매로 넘어간 점포만도 268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나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낙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공급 과잉으로 상권으로서 매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윤태성/응찰자 : 동대문 쇼핑몰도 가봤어요. 가서 보니깐 이제 도매상권이 너무 많아. 도매상권이 너무 (장사가) 안 될 것 같아요. 그니깐 너무 (비슷한 쇼핑몰 점포가) 많은 거지.]
실제로 6월 말, 경매에 나온 동대문 쇼핑몰 점포 15건 중 낙찰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한 점포는 감정가가 6천만 원이었지만 지금은 2천4백만 원까지 떨어진 상태.
하지만 역시 낙찰되지 않았습니다.
[강은/부동산 경매 사이트 관계자 : 응찰자들이 좀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난 1996년 거평프레야를 선두로 밀리오레, 두산타워 등 신개념 패션 쇼핑몰이 문을 열면서 밤샘 쇼핑문화 바람을 일으켰던 동대문.
한때 8천여 개였던 점포수가 지금은 패션몰 점포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 포화 상태를 넘어섰습니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활성화된 인터넷 쇼핑몰과 대형 할인점 때문에 동대문 쇼핑몰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문성/ 동대문 상인연합회회장 : 고객들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넓은 주차 공간을 확보를 했으면 좋겠고요. 또 인력 창출을 위해서 국내산브랜드, 메이드인 코리아만 취급할 수 있는 그러한 데를 1~2곳을 지정을 해서 해줬으면 동대문 활성화에,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과거 서울의 패션 중심지로서 우뚝 섰던 동대문 패션몰.
남대문이 쇠락하듯 또 다른 쇠퇴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활성화 방안은 없는지 상인과 정부 모두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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