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어를 잘 모른다, 그러나 이 서류가 중요한 것 같은데 당신이 한국어로 질문한다면 상세히 답변하겠다"
미국에서 로이 피어슨 판사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던 한국인 세탁업주 정진남 씨의 집에 세들어 살았던 최민호(51)충남도 행정부지사의 피어슨 판사에 대한 재치가 넘치는 뒷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으로 워싱턴 DC 인근의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 2005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머물던 최 부지사는 우연히 정 씨의 집에 세들어 살게 됐다.
최 부지사는 "당시 집주인 정 씨는 로이 피어슨과 '바지 분실 소송'이 진행 중이었으나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최 부지사에게 집 주인과 관계를 알려달라며 흑인 남성(피어슨 판사)이 찾아와 서류를 놓고 갔다.
그는 "서류를 꼼꼼히 훑어보니 이곳에 살게 된 배경과 임대료 관계를 물어보는 내용 등이 기록돼 있었다"고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말했다.
이에 최 부지사는 집주인 정 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최 부지사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자신이 피어슨 판사에게 이를 알려줄 법적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답변을 해 주지 않는 것이 집주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대신 그는 아주 짤막한 두 문장의 글을 피어슨에게 보냈다.
그것도 영어를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문법과 철자까지 틀리게 해서...
"I does't English. But, This is importent Paper, If you ask in Koera I will answer it"
최 부지사는 이후 피어슨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으며 공부를 마치고 귀국했다.
최 부지사는 "당시 피어슨은 이 지역에서 '아주 지독하고 나쁜 사람'으로 소문이 자자했다"며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정씨가 황당한 소송에 휘말려든 사실을 알고 격려전화를 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주인 정 씨 부부는 대부분의 한인 이민자들처럼 주어진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었다"며 "이번 사건으로 상처를 입고 '아메리칸 드림'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