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004940] 인수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외환은행의 경영권을 매각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감독 당국이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허용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24일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새 대주주의 적격성을 엄격하게 심사할 것"이라며 "그러나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검찰 수사 결과로 이 사건이 법원에 계류돼 있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론스타에 대해 당장 외환은행 매각 중단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 판결 전에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할 경우 `먹튀'를 용인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금융감독 당국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외환은행 경영권의 인수 자격을 갖춘 투자자를 찾더라도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은 최소 법원의 1심 판결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1심 판결에서 불법성이 인정될 경우 금융감독 당국이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직권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직권 취소가 이뤄지면 론스타는 어차피 외환은행의 10% 초과 지분을 6개월 안에 팔아야 한다.
반면 적법했다는 판결이 나오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경영권 매각 승인을 마냥 늦출 명분이 약하기 때문에 1심 판결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이달 10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법원 판결 전에라도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나면 외환은행을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22일에는 외환은행 지분 13.6%를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팔면서 남은 지분 51.02%을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를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론스타가 법원의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외환은행 경영권을 서둘러 매각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기 어렵고 한국내 여론의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데다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을 얻는데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여 조기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론스타가 남은 외환은행 지분을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없는 10% 이하(산업자본에는 4% 이하)로 나눠 각각 다른 투자자에게 팔 경우 금융감독 당국이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없다.
감독 당국 관계자는 "론스타가 아직 외환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할 투자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단하기 힘들지만 론스타나 외환은행 인수 희망자 모두 현재 상황을 감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론스타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 "과세에 자신있다고 생각한다"며 "론스타의 소재가 벨기에로 판명이 나도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론스타는 최근 처분한 외환은행과 스타리스, 극동건설 등의 주식을 벨기에에 세운 투자법인을 통해 보유했고 벨기에는 조세조약에 따라 비거주자의 유가증권 양도차익에 대해선 거주지국이 과세권을 갖기 때문에 실제로 과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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