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대변인
"청와대 지시에 의해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정권 차원의 정치 공작이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
"음모가 청와대와 결탁됐는지 안 됐는지는 모르지만, 조짐이 그렇게 보인다."
<6월 14일>
-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명예훼손이다. 오늘 안에 이명박 후보가 책임 있게 사과하지 않으면 바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상대로 검증 공세를 펴자 들리는 말들입니다. 이명박 전 시장측이 청와대 배후설을 주장하면서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청와대 반박대로 무책임한 정치 공세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 직후, 곧바로 이 전 시장측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는 청와대의 책임도 아주 없다 할 수 없습니다.
<6월 5일>
-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
(수자원공사 등 정부 산하기관 3곳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검토 보고서 작성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대운하 공약 검토를) 지시하려고 했는데, 지시로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내 놓은 공약을 정부의 연구기관이 연구하고 조사하고 보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 쪽에서 야당 후보의 대표 공약을 조사해 대통령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당연하다는 대통령 발언 내용입니다. 이명박 전 시장측에서 대통령이 지시한 것 아니냐고 문제 제기하자, 대통령은 "지시하려 했다"고 답했습니다. 사실상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니 이 전 시장측에서 이번에도 청와대가 뒤에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을 수 있고, 혹 아니라도 청와대가 배후라고 주장하는 빌미로 삼으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천호선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치적, 정파적 이유로 객관적 사실과 다른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하는 것은 편견이다."
그래서, 천 대변인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 기자
"대통령이 당적을 가질 경우, 정부가 작성한 보고서를 청와대가 여권 후보에게 넘긴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 선거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지 않겠나?"
-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
"..."
공무원이나 공기관 종사자들이 대통령의 뜻을 살펴 야당 후보를 공격할 소재를 찾고 조사하고, 대통령은 그 결과물을 갖고 야당 후보를 공격한다면... 게다가 이 결과물이 여권 후보가 야당 후보를 공격하는 데 사용된다면... 물론 청와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합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논리는 선하고 공정한 대통령, 선하고 공정한 공무원이라는 전제 위에 있습니다. 가끔 공무원 사회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를 들어보면, 국민들의 평가 수준을 상회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 정부의 사전에는 '관권 선거'라는 단어가 거의 사라진 듯합니다.
하지만 악하고 불공정한 대통령, 권력에 아부해 한자리 차지하려는 공무원이 결탁이라도 하게 되면 어떡하나요? 대통령의 정치 활동의 자유에 대한 노 대통령의 주장에 일리가 있지만, 국민들이 선뜻 100% 동의하지 않는 것은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가 공무원의 불공정한 선거 개입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수준은 아니기 때문 아닐까요?
또, 청와대 주장대로 대통령의 정치 활동에는 제한이 없다 쳐도,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뒷받침하는 공무원들의 행위는 공무원의 정치 중립이라는 법규와 어떻게 양립하나요?
선거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등장하는 선수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결과가 극단적으로 엇갈릴 규칙을 게임의 규칙으로 삼을 수 있겠습니까?
논란이 되고 있는 선거법 9조, 즉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를 청와대는 '선거 관리의 중립 의무'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부와 공기관을 활용해 후보의 공약을 검증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선거 관리의 중립 의무에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한 청와대 참모는 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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