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지수가 31일 중국시장 약세에도 불구, 때마침 불어온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1,700선 돌파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급등세에 대해 최근 급등에 대한 부담감에다 중국 증시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자칫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었으나 마침 뉴욕 증시가 정보기술(IT) 거품 시대의 주가 수준을 7년 만에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데다 원활한 수급에 힘입어 이 같은 강세 기조 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러나 주가 상승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급등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 내내 고공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장 막판 프로 그램 매수세까지 가세하면서 증시 역사상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답지(未踏地)인 지수 1,700선을 넘어서는 초강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38.19포인트(2.30%) 오른 1,700.91로 마감됐다.
특히 종가기준으로 지난 5월11일 지수가 1,600선을 돌파한 지 거래일 기준으로 13일 밖에 되지 않는 등 한차례 조정도 없이 단숨에 100포인트를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929조8천290억원으로 늘어나 아시아 증시 가운데 일본과 홍콩, 중국, 인도 등 아시아시장에서 5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한 1조23억달 러(전날 기준 원.달러 환율 930.9원)를 기록했다.
◆ 증시 화려한 비상…"중국 훈풍 멈추자 미국발 강풍이 비상 도와" = 전날(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것이 이날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에 기여했다는 게 전문 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특히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가 2000년 3월에 기록한 종전 기록을 7년여 만에 갈아치우자 뉴욕 증시가 실질적으로 정보기술(IT) 거품시대의 주가 수준을 넘어 섰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한화증권 민상일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22번째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다우지수보다는 주식형펀드들이 추종하는 S&P 500 지수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신기록 행진의 원동력으로 작용한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것은 제쳐두고 뉴욕 증시의 사상 최고가 기록이라는 호재에만 반응할 정도로 시장의 낙관 분위기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투자심리가 워낙 좋아 주식시장이 호재에만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조정이 오면 사겠다는 대기 매수세도 강해 조금만 하락하면 신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숨고르기를 할 기회조차 찾지 못할 정도로 장이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 증시는 중국 증시가 상승할 때는 중국 증시와의 상관관계를 높이며 동반 상승세를 타다가도 중국 증시가 약세로 전환할 경우 때마침 되살아나는 미국 증시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글로벌 증시 흐름에 대해서도 유연한 파도타기를 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도 "중국시장이 쇼크를 받으면 미국시장이 버텨주고 외국인의 매수가 줄면 개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선순환 구도가 지수 1,700선 돌파의 원동력"이라며 "특히 1,600선을 넘어서는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강한 에너지를 발산, 가파른 상승랠리가 펼쳐졌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발표된 4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국내 경제의 견조한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투자심리를 호전시킨 요인"이라며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데..'…조정없는 강세에 투자자 고민도 깊어져=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 국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전날까지 각각 15.91%, 21.35%나 뛰어올라 코스닥지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1.49%)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코스피지수는 4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증권 오 파트장은 "쉬지 않고 올라가는데 따른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현재 지수는 3분기 이후 경기호전 기대감까지 모두 미리 반영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오히려 3분기 이후가 걱정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조 부장도 "현재 국내 증시는 수급과 심리의 선순환구도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원자재 상승에 따른 긴축우려감과 함께 2분기 실적이 나오게 되는 2분기 말 또는 3분기 초 한차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투자전략…"추격매수 자제" = 이처럼 급등세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추격매수는 자제하라고 권했으나 향후 구체적인 투자전략에서는 다소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차익실현에 나서 야한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커지는 만큼 추격 매수는 자제하되 이미 주식을 보유한 경우는 지수가 하락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고 이익실현에 나서는 등 다소 여유있는 매매전략을 구사해도 된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틀 동안 투기적인 매수세와 이로 인한 오버슈팅(단기과열)이 상승 배경이 되고 있다"며 "따라서 추가 상승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향후 변동성이 매우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차익실현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대우증권 조 부장은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차례 조정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현재 이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상승 랠리를 더 즐겨도 무방할 것"이라며 "하지만 매수 시기를 놓쳤다면 추격매수보다는 한 박자 늦추면서 조정기를 이용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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