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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나가라 그래"

2차 탈당 앞둔 열린우리당...

지난 주 열린우리당 통합추진위원회의가 끝나갈 때 였습니다.

굵직한 목소리에 건장한 이미지의 문학진 의원이 "저도 한마디 하겠습니다."하며 끝나가려던 회의에 아연 긴장을 불어넣었습니다.

문의원은 통합추진위원이면서도 정대철 상임고문등과 함께 탈당을 통한 제 3지대 헤쳐모여를 주장하는 강경 탈당파 의원입니다.

다른 추진위원들 얼굴에는 "저 사람이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하는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러나 문의원은 출근하는 차안에서 썼다는 메모지 몇장을 들고서 그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던, 대의와 대세가 있다.저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가치와 대의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들 사이에서 대세로 형성돼 있는게 대통합이다. 대통합 과정에서 작은 차이는 제쳐놔야. 어떻게 100% 다 같을 수 있나? 시중에 보따리 장수가 둘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한사람은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람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둘이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올 대선보다는 내년 총선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특정인을 배제하려고 한다는 것. 두 분이 맹성하실 것을 촉구한다. (아마도 노대통령과 박상천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말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시간이 없다.  과감한 결단을 내릴 시점이 다가온다고 본다. 대통합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토론도 필요하지만 토론할 시간이 많지 않다. 행동으로 들어갈 국면이다."

문 의원의 말이 끝나자 사회자가 유인태 의원에게 할 말이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 유 의원은 마이크가 오기도 전에 한마디 하고 끝내 버렸습니다.

"빨리 나가라 그래.." 회의장에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문 의원을 향해 대놓고 나가라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죠.

역시 유인태 의원의 위트는 보통이 아닙니다.

회의장을 나갔는데 뒤에서 또 웃음이 터지더군요.

나중에 문희상 전 의장한테 들으니 "내가 유인태한테 아까 그 말이 문학진이 나가라는 말이냐, 기자들 보고 빨리 회의장 나가라는 말이냐고 물었더니 유인태가 한번 씩 웃더니 둘 다라고 하데..그래서 또 웃었지.." 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한바탕 웃음으로 넘어가기는 했지만 지금 열린우리당 상황은 그렇게 한가해 보이지 않습니다.

정세균 의장은 "2.14전당대회 이후 언론에서 그렇게 탈당한다는 기사들을 많이 썼지만 단 한 명 빼고는 나간 사람이 없지 않느냐?"라고 여러차례 얘기하고 있습니다만, 당안에서는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어제(27일) 저녁에 정대철 고문과 문학진 의원등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내 친 정동영,친 김근태계 의원 일부, 이강래 의원을 중심으로 한 열린우리당 탈당 후 중도개혁통합신당 합류 거부파, 통합신당에 가있는 유필우 의원, 민생정치모임에 있는 제종길 의원 등 24명이 모여서 통합신당 준비위를 구성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해 당장 다음달초에 탈당하자는 의견부터, 탈당은 지도부가 시한으로 설정한 6월 14일 직후 가령 15일에 하자는 의견이 난무했다고 하는데 공통점은 탈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차 집단탈당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질서있는 통합, 친노 비노 다 함께 가는 대통합을 주장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강한 반감이 이런 탈당 기류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는 어제 낮에 설렁탕을 먹으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솔직히 지난 2월 우리가 탈당한 이후 노대통령이 한 일이라고는 추가 탈당을 막으려고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자기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것도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공언하지 않았나?"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문학진 의원등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파선의 쥐XX같은 놈들..." 인식의 차이가 참 크죠?

어쨌든 열린우리당의 추가탈당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열린우리당이 사분오열, 공중분해될지, 그 뒤에 통합은 어떤 형태로 전개될 지, 앞으로 한달 정도만 고생하면 열린우리당 출입기자들도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한 달이 참 만만치 않을 것 같아 걱정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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