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3단체장이 지난해 12월께 국세청의 연말 정산 간소화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전방위로 나서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회동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당시 의사협회 장동익 회장, 치과의사협회 안성모 회장, 한의사협회 엄종희 회장은 서울 강남의 P호텔에서 정 의원을 함께 만나 연말 정산 간소화를 무산시키는 데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의료계 단체 회장들이 연말 정산 간소화 방안을 막기 위해 반대 법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정 의원에게 일단 공청회를 열어 이를 중심으로 나서달라고 부탁했으며 한 협회장은 반대 법안을 발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시민단체 여론이 좋지 않고 국민의 알 권리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 정산 간소화는 국세청이 세금 환급을 위한 연말정산 때 국세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홈페이지에 해당 내역을 모아 환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으나 의료계가 환자의 진료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다며 강력 반대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청탁을 하면서 정 의원 측에게 불법 로비자금이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장 회장은 지난 3월31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전국 의사협회 시ㆍ도 대의원 대회에서 "모 의원이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해 1천만원을 현찰로 줬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실제 정 의원과의 회동이 끝난 뒤 협회장들끼리 따로 만난 자리에서 "정 의원을 후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지난해 연말 토론회를 열어 연말정산 간소화 방안을 손질할 필요성이 있다는 발언을 했으나 이 토론회와 의협 로비의 연계 가능성을 부인했었다.
정 의원은 당시 "`연말정산 대체법안' 문제는 전국민적 관심사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지 의료계의 요청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1천만원인가를 (그쪽에서) 후원금 계좌에 보냈다는 것은 사건이 일어나고서야 알았다"며 "후원금은 소액으로 들어와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해명했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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