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 나타났습니다.
용건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연설이었습니다.
다음주 화요일인 17일에 개헌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나면, 그 다음날 관보에 게재되는 즉시 발의가 되고, 발의 다음날인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대통령이 연설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문재인 비서실장과 임채정 국회의장이 나눈 대화 요지입니다.
문 : 오늘 찾아뵌 것은 대통령이 밝히신대로 개헌 국회 연설때문.
계획은 다음주 화요일 국무회의때 발의안을 상정할 생각인데,
국회에서 연설을 해야할텐데 그 일정을 조정해 주십사하고 왔다.
임 : 각 당의 입장차가 있는 것 같고, 국회 운영의 특수성도 있고 해서 논의를 하겠다.
문 : 대통령 연설은 헌법상 권한인데, 국회 요청의 절차가 규정에 따로 없어서 이렇게 찾아뵙고 말씀 드린다. 따로 서면으로 하지는 않겠습니다.
임 : 국회 연설하게되면 의사일정 변경이 필요하니까 협의를 해야할 것.
문재인 비서실장은 임의장과 만나고 나가면서 기자들에게 "17일 발의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해서 의결되면 공고하고 그 무렵에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고 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의장을 찾아와 국회연설을 부탁하게 된 이유는 한나라당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어제 SBS 8시 뉴스에서도 보도가 됐지만,
한나라당은 "이미 개헌관련해서는 여러차례 대통령이 TV를 통해 말하지 않았나? 그리고 대통령의 의견 표시는 꼭 말이 아니라 문서로 해도 된다. 문서로 해라.그러면 자연스럽게 국회에서 토론이 이뤄질 것이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이런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예의없는 행동"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헌법 81조에 "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해 발언하거나 서한으로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돼있는 점을 들어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헌법이 보장한 것인데 한나라당이 이 것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러분은 누구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어제 오후에 국회 전문가들을 상대로 취재를 해봤습니다.
국회 의사국장을 지낸 분중에 저와 이름이 똑같은 분이 계십니다.
그 이름도 찬란한 '주영진' 정보위 수석 전문위원입니다.
국회에 관한 일이라면 머릿속에 거의 모든 게 담겨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정치인들로부터 받았습니다.
각 당의 원내 전문가들과도 통화했습니다.
결론은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헌법에 규정된 것 맞다.
그런데 대통령의 국회연설도 국회 의사일정중의 하나다.
국회 의사일정은 전체 의사일정이 있고 일일 의사일정이 있다.
현재 4월 임시국회 전체 의사일정은 짜여져 있다.
본회의는 19일,27일,30일 이렇게 3차례 열도록 돼있다.
연설을 위한 본회의를 따로 잡거나, 이미 잡혀져 있는 본회의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서는 의사일정을 변경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섭단체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의장과 각 당 원내대표들이 협의를 한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장이 결정한다.
그런데 어느 한 당이,그 것도 유력한 정당이 반대하는 경우 국회의장이 그 의견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
더더욱 국회가 가장 우선시 하는 관행에도 어긋난다.
따라서 대통령이 개헌안 발의에 맞춰 국회에 와서 연설하는 게 청와대 생각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열린우리당 정치인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아니 대통령이 국회에 와서 연설하는 것을 막는다는 게 말이 되나?
국회가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는 거다. 한나라당은 저래서 안된다.
그런데...(목소리 낮추며) 대통령도 굳이 국회에 와서 할 필요 뭐 있나?
안되면 텔레비젼 통해서 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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