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전은 아닙니다.
그냥 오랜만에 강금실 전 장관을 만났기에 그녀가 쓴 책이름을 차용해 봤습니다.
지금 막 최재성 열린우리당 대변인이 청와대 만찬에서 오갔던 얘기들을 브리핑 하고 있군요.
브리핑은 제 후배들이 열심히 받아치고 있으니 저는 이 글을 계속 이으렵니다.
그녀가 최근에 쓴 책의 제목이 <서른의 당신에게>라고 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고통 없는 사랑과 안식은 없더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깊이 넓게 겪을 수록 당신은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다른 무엇에도 매이지 말자. 타인이 기억하는 나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게 큰 흐름에서 책의 요지라는 설명을 본 기억이 납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에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강 전 장관을 취재했던 기자들과의 점심 자리였습니다.
가보니 제가 제일 고참이더군요. 세월은 이렇게 소리없이 저를 밀어놓고 있는 모양입니다.
강 전 장관은 현재 자신이 일하고 있는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와(장인이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장 선거 당시 비서실장역할을 했던 조광희 변호사 (지금은 특이하게도 영화제작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와 동석을 했습니다.
조금 늦게 당시 대변인을 했던 오영식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참석했습니다.
보라빛 옷은 아니었지만 목도리에서는 보랏빛이 감돌더군요.
다음은 두서없지만 강 전 장관이 점심을 먹으며 했던 얘기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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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항소이유서를 썼는데, 같이 일하는 변호사한테 칭찬받아 하루종일 기분 좋았어요.
저는 화장도 한 군데서 못해요.
오늘 아침에도 마루,화장대 이렇게 옮겨 다니면서 화장했어요.
유는 지루해서죠.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가 과연 나인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보다는 엄마의 모습이 나 자신에게 발견되더군요.
산만한 것까지 그래요.
우리 엄마는 밥먹다가 가서 옷입어 보고 그랬다고 하더군요.
여당이 어려운데 저보고 도와달라고 할 지도 모른다고요?
저를 재수생, 3수생 만들려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지금 이대로가 너무 좋아요.
지난해 나를 서울시장 출마하게끔 했던 많은 분들이 저한테 미안함을 참 많이 표시하던데요.
그 미안함을 물질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더라구요.
이번 설에도 선물이 조금 왔어요. 호호.
과거사위의 판사명단 공개는 의도가 원래부터 명단 공개에 있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판결자체가 전부 공개주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과거사 정리는 그 자체가 논란이 될 수 밖에 없을 거예요.
사회 일부에서 논란과 반발이 일 경우엔 과거사가 깨끗이 청산될 수 없거든요.
정부산하 위원회를 만들어 참여정부 임기 내에
마무리짓겠다고 한 것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예요.
상설기구를 만들어 20~30년간 꾸준하게 추진했어야 합니다.
지난해 출마하면서 여당 최고위원회의 같은 것 지켜보면서 회의의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건의를 몇번 했었어요.
아침에 와이셔츠 차림으로 도시락 먹으면서 하고, 일주일, 한달에 한 번씩은 현장에 가서 시민들과 토론도 하고.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는 회의 스타일만 바꿔도 좋은 평가를 받지 않겠나 싶은데.. 물론 늦기는 했지만...
책 내놓고 사인회를 하려고요. 서울시내 4군데와 부산에도 가야 한다고 그러던데요.
사인회 하면 효과가 있다고도 하고...
진보논쟁을 보면서 참 이상했다.
워낙 이 쪽이 인기가 없고 저 쪽(보수진영)에 게임도 안되는 상황인데, 또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렇고.
진보세력은 미래에 대한 프레임을 제시해야 하고, 열린우리당도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언론에서 일하는 분들은 보람 있을 거예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그런 것 말이지요.
그런데 지금 여당 담당하는 기자들은 활력이 없는 것 같아요.
출입하는데가 좀 잘 나가고 그래야 일도 신나게 할텐데...
법무부장관 가서 열심히 하는데 민변에서 개혁한다더니 성과가 없다고 비판하는데, 섭섭하긴 하더라구요.
그러나 그런 견제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언론도 그런 의미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거지요.
지난해 선거 끝나고 많이 좋아졌어요.
글을 쓸 여유도 생기고.
얼굴 좋아졌다는 사람들도 많고.
변호사로 돌아온 게 너무 행복해요.
지난해 선거 나섰을 때는 순진했던 것 같아요.
대선은 지방선거와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겠지요.
제가 뛰어들어야 분위기가 산다고 하는데,
제가 무슨 분위기를 살리는 치어리더인가요?
지난해 그 때 제 지지율은 40%대였지만 지금은 2%쟎아요.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을 보면 너무 웃겨요. 참 한국적인 상황이죠.
미국으로 치면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에서 1등하는 모양 아닌가요?
저는 아직 열린우리당 당적을 갖고 있는데요, 대통령이 탈당한다는 데 저까지 탈당하면 이런 저런 말이 나오지 않을까?
얼마전에 읽은 책중에 인상깊은 게 '전쟁과 인간'이란 책인데요,
주은래의 얘기였어요.
중국이 수용한 일본전범들을 엄중하게 처벌하기 보다는 끝까지 반성하게 하는 게 주은래의 일관된 정책이었다는 거지요.
처음에 참회문을 쓰라고 했더니 다들 자기입장에서 변명하던데, 계속하게 했더니 결국은 자기 반성들을 철저하게 하더라는 거지요.
그리고는 중국에서 가장 관대하게 일본전범들을 처리해서 풀어줬는데, 이들이 일본으로 돌아가서 일본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죽을 때까지 홍보하며 반성해야 한다는 운동을 했다는 내용이예요.
사실 그런 게 더 의미있는 것 아닌가요?
우리 민족에게는 일종의 관용의 정서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판사들도 마찬가지죠.
초범에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속하는 걸 꺼려요.
가혹한 것은 피하고 싶은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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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 장관을 고용(?)한 대표변호사는 우스개 소리로 "강 전 장관께서 떠나시면 위약금을 내셔야지요?"라고 해서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아, 강 전 장관은 여전히 자신이 각종 여론조사에 오르고, 범여권 후보로서 2, 3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기자들에게 묻기도 했습니다.
단지 지난해 서울시장에 출마했으니까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높아져서 여론조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하기에는 강 전 장관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과 감성은 조금 복잡한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녀가 과연 지도자감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라도,
강 전 장관은 분명 정치판과 어울리지 않는 성향의 소유자인데요,
정치판은 그녀를 끊임없이 끌어들이려 하고, 그녀는 여전히 신중하고...
하긴 이 것도 얼마 안가면 저절로 해결될 궁금증입니다.
대선이 이제 10달도 안남았으니 그 안에 그녀가 정치판으로 복귀할 지, 아니면 지금처럼 변호사로 그냥 남아있을지는 판가름 나겠지요.
"조금 먼저 와서 한숨 돌리는 나이 오십의 내 작은 이야기들이 같이 숙제를 풀어가듯이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그녀의 얘기처럼 그녀 또한 누군가가 올한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작은 이야기로 도움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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