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 오늘은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 운동할 때 기억해야 할 점을 몇 가지만 짚어 보겠다.
첫째는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식적인 선에서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몸을 위한 운동 뿐 아니라 뇌를 위한 운동도 하다가 그만두면 곧 효과가 사라진다. 이른바 '요요현상'이 다이어트 뿐 아니라 운동에도 있다는 얘기다. 외신에 소개된 미국대학 연구팀의 실험에서 드러난 바로는 운동을 통해 애써 만들어진 새 뇌세포가 운동을 1달만 쉬면 다시 쪼그라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세포가 정상적으로 활동하지도 못한다고 한다. 몸을 위한 운동에서 늘 듣는 말처럼 뇌를 위한 운동도 한 번 할 때 얼마나 강도높게 하느냐 보다 얼마나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서 전편에서 소개했던 우리나라 뇌과학 연구소의 글자 기억하기 테스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의미있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아래는 운동을 4년 이상 꾸준히 해 온 사람에게 러닝머신 운동 전후 기억력 테스트를 한 결과다.
전편에서 언급했듯이 운동 뒤 뇌를 더 적게 사용하면서 정답은 더 많이 맞췄다. 운동이 기억력을 증진시켜주고 뇌 효율을 높여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실험을 평소 전혀 운동을 안 하던 사람에게 했더니 아주 상반되는 결과가 나왔다.
서로 다른 두 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인데, 윗 사진의 피험자는 꾸준히 운동해 온 사람과 비슷하게 정답률은 높아지면서 사용된 뇌의 부위는 줄어들었다. 반면, 아래 사진의 피험자는 정답률이 20% 가까이 떨어지면서 문제를 풀기 위해 동원된 뇌 부위는 2-3배 이상 늘어났다. 기억력과 뇌 효율이 동시에 크게 떨어진 결과다. 소수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성급하게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연구진은 이 실험을 통해 평소 운동하지 않던 이가 갑자기 운동할 경우 심한 피로감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뇌 효율이 오히려 나빠질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즉, 같은 운동을 똑같은 강도와 시간동안 하더라도, 평소 운동하지 않던 사람의 경우 반드시 만족할만한 성과를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런 단기적인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법은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뇌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운동할 때 고려할만한 두번째 요소는, 거울에 보이는 몸매보다 심폐기능 향상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운동이 뇌를 자극하는 것은 운동을 하면 심장이 빨리 뛰고, 그 결과 더 많은 피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고, 따라서 더 많은 혈액과 산소가 뇌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연성이나 지구력, 근력 등 운동을 통해 강화할 수 있는 여러 능력 가운데 심폐기능이 뇌와는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래 사진은 역시 우리나라 뇌과학연구소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인데, 걷기와 달리기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것이다.
[10분 걷기 전후] [5분 달리기 전후]
실처럼 보이는 흰색 부분은 뇌 속의 혈관들이다. 10분 동안 걷기운동을 하기 전후를 비교한 왼쪽사진에서는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운동시간이 절반이었던 5분 달리기 전후 뇌 사진에서는 운동 뒤에 혈관이 더 많이 보이고 더 굵게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살빼기 열풍 속에 지방 감량에만 촛점을 맞춰서 달리기보다 걷기를 강조하는 요즘 '트렌드'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대목이다. 살을 빼는 운동과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뇌를 건강하게 하는 운동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선택은 운동하는 사람 본인의 몫이다.
이처럼 뇌를 자극하는 운동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쏟아지면서 최근 미국의 경우 어린이들의 '두뇌발달' 위해 '체육활동'을 장려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기대가 있다. 첫째는 어린이들은 아직 뇌가 완전히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클 대로 다 크고 굳을 대로 다 굳어진 어른에 비해 뇌를 자극해서 얻는 효과가 훨씬 크고 오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또 하나는 운동이란 건 하나의 '습관'이기 때문에 일찍 시작할수록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기가 더 쉬울 거라는 기대다. 체육이 정규과목이 됐다는 사실이 '뉴스'가 되는 한국 교육현장에서 곱씹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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