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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 의미와 전망

여러분들 모두 '방과후학교'란 말을 한두 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방과후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이외에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육 활동을 이르는 말입니다. 예전의 초등학교 방과후교실과 특기, 적성교육 및 일선 고등학교의 수준별 보충학습 등이 모두 방과후학교라고 보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지난해 5월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국의 시,도 교육감과 만난 자리에서, 방과후 학교를 무너져 가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요하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예산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노 대통령은 약속했습니다. 서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공공의 적이라며, 대통령은 임기 안에 해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그런데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잡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일까요? 대부분 교실 수업과 학교를 정상화하는 일이라고 답하실 것 같은데요. 정작 당국에서는 교실과 학교를 정상화하는 일보다 정규 수업 이후에 개설되는 방과후 교실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물론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지만, 방과후학교가 과외나 학원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즉, 방과후학교가 보완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대체재가 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었죠.  

우리 공교육의 문제는 솔직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한 상황인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잡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는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과후학교를 선택했고, 방과후학교를 통해 학교에서 공교육을 보완하는 형태의 활동을 지원하는 일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곧이어 교육부는 의무적인('강제'라는 말이 더 맞겠죠)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방과후학교 운영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획일적인 보충학습에 대해 해당 교육청의 감독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방과후 자율학습도 금지하기로 한 것입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이런 교육부의 방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당시 교육부는 학생들이 강의와 강사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강좌와 수준별 수업을 도입한다고 했습니다.

그럼 오늘 발표된 교육부의 방과후학교 지원 계획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교육부는 올해 1천백50억원의 예산을 방과후학교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분야별로 보면, 농산어촌 지원에 4백97억원, 저소득층에 4백70억원, 초등 보육프로그램에 70억원 등이 지원됩니다. 특히 교육부는 도시 저소득층 학생 30만명에게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일명 '바우처')을 제공해 연간 30만원 범위 내에서 다양한 강좌를 들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지원 계획을 보면, '교육복지' 차원의 투자 내용이 더 눈에 두드러집니다. 예산의 대부분이 저소득층과 농어촌 지역 학생들에 대한 대책에 쓰여지니까요. 물론 도시와 지역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겠지만, 국민 전체의 사교육비 부담 경감 대책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물론 이번 지원 계획으로 사교육비 경감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전국 280개 시범학교에서 학부모 7천4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평균 과외비가 6만2천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더군요. 물론 소득수준이 낮은 경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방과후학교가 사교육비 경감에 일정 부분 기여한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교육 당국이 예산 지원외에 고민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가령 방과후학교 외부 프로그램 위탁 운영 현황을 보면, 초등학교에서는 <컴퓨터>와 <음악>이 가장 많았고, 중학교에서는 <영어>와 <음악>, 일반고교에서는 <국어>와 <미술>과목이 가장 많았습니다. 실제로 방과후 학교가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읽힌 대목입니다. 이 부분을 눈여겨 보면서, 방과후학교가 학교에서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고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학교로 되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학교 정규 수업이 결코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교육부는 현재 전국 학교의 98%에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방과후학교가 정규 과정 이외의 교육 활동으로 특기와 적성교육, 수준별 보충학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기왕에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내놓은 방과후학교를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잡는 계기로 활용하면 어떨까요? 외부의 훌륭한 강사들을 활용하면, 정규 수업에서 학생들이 갈증을 느끼는 부분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고, 수준별 수업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면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과 수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저런 고민을 해봤는데, 역시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아무튼 교육부가 내놓은 방과후 학교 대책을 검토해보면서,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과연 없는 것인지 고민 해보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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