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성패를 결정지을 8차 협상이 오는 8∼12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협상은 사실상 마지막 본협상으로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측은 3월말까지 한미 FTA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이번 협상기간 모든 쟁점에서 합의를 도출한다는 자세로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하기로 했다.
◇ '눈높이 낮추기'…타결 기대 고조
양측은 이미 지난 2월 7차 협상이후 상대방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는 접는 방식으로 당초 목표보다는 낮은 수준의 FTA 타결을 목표로 농업분야 고위급 회담 등 쟁점사항 조율에 노력하고 있다.
건축 공사로 치면 100층짜리 건물을 지으려다가 납기와 비용, 수요 등을 따져 85층짜리로 설계 변경을 해 공사를 완료하려는 것이다.
실제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미측 관심사항인 통신사업자 지분제한, 방송·시청각 서비스 문제, 우리측 요구인 해운, 어업 등 사안을 빼고는 거의 대부분 기존 제도를 유지하기로 사실상 합의되었고 조달분야에서는 지방정부 시장 등을 대상에서 빼기로 거의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또 투자자-국가간 소송제(ISD)의 적용을 받는 간접수용 범위도 미측이 조세와 부동산정책을 빼는 문제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면서 양측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의약품 및 자동차와 맞물려 있는 무역구제 분야에서도 우리측이 6가지 반덤핑 절차 개선 요구중 미국이 난색을 표하는 '비합산' 등에 대한 요구 강도를 낮추고 대신 미국도 의약품 분야의 요구 수준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괄 타결을 위한 패키지는 이번 8차 협상 기간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특히 줄을 잇는 고위급 회담이 일괄 타결의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에서 5~6일 민동석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과 리처드 크라우더 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이 농업분야 고위급 회담을 갖고 쌀을 포함한 민감 농산물과 쇠고기 문제 등을 논의한다.
또 6일에는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방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고 권오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잇따라 만나 금융분야 현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설계와 골재 선정 등 작업을 마쳤다면 골조 공사를 마무리하고 일부 벽체까지 붙여 대강의 건물 모양은 갖추게 하는 격이다.
외교통상부는 8차 협상이 본 협상으로는 마지막 협상이 될 것이며 남은 쟁점들은 고위급 회담을 통해 조율될 것이라고 밝혔다.
◇ "타결 가능성 100% 아니다"
이혜민 한미 FTA 기획단장은 "아직까지 타결을 100%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잠재적 불안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 상·하원 의원 15명이 자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 속도는 늦추고 한국 시장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데 대한 외교통상부의 반응에서도 불안의 징후를 읽을 수 있다.
외교부는 한미 FTA 협상이 중요한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서한 발송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 행정부가 이번 서한의 영향을 받아 이를 향후 협상의 기반으로 삼으려 한다면 FTA 협상을 좌초시키는 '딜-블레이커'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협상 상대방인 미국 행정부와 그동안 벌여온 협상 결과가 미국 내 일부 정치권의 요구로 뒤틀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의원들이 참여한 만큼 미국 행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강력한 입장을 표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 끝 손질은 '고위급' 협상으로
양측 통상담당 부처의 계획대로 8차 협상이 진행될 경우 남는 작업은 마감 공사와 끝손질이다. 마감 작업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의 위주로 이뤄질 예정이다.
농업 등 최종 합의가 덜 끝난 분야는 차관보나 국·과장급 등이 함께 참여하며 일부 분야는 실무진끼리만 모여 합의된 지침에 맞춰 관세 양허안 등을 최종 완성하게 된다.
양측의 노력이 성사될 경우 3월말께 가서명이 이뤄지고 협정 내용이 공개된다.
그러나 협정에 맞춘 국내 법률 제·개정 등 후속절차를 밟아야 하는데다 대선 등 일정과 정치적인 논란을 감안할 때 비준과 협정 발효는 2009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게 정부 안팎의 예상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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