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부터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에게 신변보호를 지원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개학을 코 앞에 두고 정부가 이런 저런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내놨는데,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나온 대책 가운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신변보호 또는 경호 서비스입니다.
신변보호 서비스 는 이른바 '청소년 지킴이' 활동으로 불리는 학교폭력 예방 활동입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 중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공포감이 있거나, 폭력상황이 예상돼 신변보호를 요청한 학생에 대해 경호나 신변보호 활동을 해주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어제 김신일 부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 장관회의 직후, 경호라는 용어 대신 신변보호라는 용어를 써줄 것을 언론에 요청했는데요.
아무튼 내용상으로 보면 경호나 신변보호 활동 모두 다 같은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신변보호 서비스는 민간 경비업체와 경호업체 직원들이 자원봉사 형태로 지원하게 될 예정입니다.
아직까지 자원봉사 단체와 경호업체가 선정되지 않았지만, 다음주부터는 학교 주변에서 경비, 경호업체 차량과 직원들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신변보호 서비스의 절차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우선 위험이 발생하거나 예상되는 학생이 전화로 신변보호를 요청하며, 지역 장학사와 학교장이 내용을 접수를 한 뒤, 사설 경호업체와 민간 경비업체에 연락을 취하게 됩니다.
연락을 받은 경비, 경호업체 직원이 출동해 학교나 현장에 도착한 뒤, 피해학생의 등교와 하교 등을 도와주는 형태로 서비스가 이뤄지게 됩니다.
교육 당국에서는 이런 서비스가 도입되면 일부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서비스를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학생들 전체에게 주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학생은 집계된 것만 6천2백 명입니다.
신고하지 않고 고통 받고 있는 학생들까지 합치면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1만 명의 학생들에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제가 어제 취재를 나간 영등포 지역의 경우를 보더라도, 영등포 지역에 있는 초중고등학교 숫자가 90개 정도인데, 이 지역을 관할 하는 민간 경비업체 직원은 단 2명에 불과했습니다.
자원봉사 수준인 데다, 직원 2명이 90개 학교의 학생들에게 신변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러웠습니다.
학생들의 반응도 냉정한데요.
한 중학생은 경호 서비스가 도입되면 처음에는 좋을 것 같지만 나중에 피해학생들이 드러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피해학생이 누군지 알게 되고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신변보호 서비스가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학교폭력예방재단에서는 이런 서비스는 학생들의 심리적인 측면까지 면밀하게 고려하는 전문가가 함께 해야 하는데, 자원봉사 수준으로 등,하교만 돕는다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음 주가 곧 개학인데, 개학을 코 앞에 두고 이런 전시행정의 냄새가 짙은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어떤 대책이 폭력 피해학생들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학교에 이른바 배움터 지킴이를 파견해 좋은 효과를 거뒀습니다.
배움터 지킴이는 퇴직 경찰관과 전직 교사, 그리고 상담 전문가로 구성됐는데요.
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순찰과 폭력 예방활동을 전개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신변보호처럼 겉보기에 그럴듯한 정책보다는 이렇게 학생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전문상담교사 175명을 학교에 배치하고, 지역 교육청 단위의 순회 상담교사 300명을 활용해 폭력 문제 해결에 앞장서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특이할 만한 대책으로는 폭력가해 학생에게 대안교육을 실시하고, 가해학생 보호자에 대해서도 자녀와 함께 특별교육을 이수하게 하는 법안을 만드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관련법은 바로 소년법인데요.
당국에는 9월 정기국회에 소년법 개정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또 당국에서는 경찰청과 연계해 학교 폭력 전담 경찰관을 시범배치하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들 경찰관들은 주로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학교 등에 비상주하면서 학교폭력에 법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배치됩니다.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올해에는 3개 시도 70개 학교에 15명의 경찰관을 시범 배치한다고 합니다.
또 당국에서는 교사와 법률, 의료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SOS 지원단'을 구성해 학교폭력에 보다 신속하게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경찰청에서는 동영상 UCC 학교폭력 신고 코너를 만들어 학교폭력을 영상으로 신고하는 것을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학교 폭력은 학교나 공권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어제 교육부는 브리핑을 하면서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대책은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우리 사회의 관심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중요한 지적이고 공감하는 대목이라고 판단됩니다.
참고로 영국의 경우에는 학교 폭력을 막는 가장 중요한 첫 단추는 바로 폭력이 일어난 현장에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폭력을 방관하고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폭력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분명하게 지적하고 또 폭력상황을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학생들에게 교육시키고 있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내용들이 학교 폭력 예방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려울 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죠. 학교폭력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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