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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관급 회담, 무슨 성과 거둘까?

다음주 화요일(27일)부터 평양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립니다.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난 지 거의 7개월만입니다.

북한이 남북 대화 바라는 이유는?

북한이 최근 계속해서 남북 대화를 강조해 온 것은 나름의 절박한 사정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춘궁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데, 쌀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북한은 지난해 7월 결렬됐던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 측으로부터 기대했던 쌀 50만톤을 받아가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을 개괄적으로 얘기할 때, 연간 200만톤 정도의 식량이 부족하고, 이 가운데 100만톤은 원조로 100만톤은 굶어서 떼운다는 말을 하는 걸로 보면, 쌀 50만톤의 위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쌀 50만톤은 최근 남한으로부터 관례적으로 매년 받아왔던 것인데, 작년에 못받게 되면서 북한의 식량 수급 사정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을 겁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쌀 지원을 무엇보다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측에서도 아마 쌀과 비료 지원을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남북 관계가 아무리 발전했다고 하나 모든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보면, 쌀과 비료 지원 문제가 사실상 남북 관계의 핵심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쌀과 비료를 지원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도 있습니다.

무엇을 얻어올 것인가?

그렇다면,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어올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차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날짜를 잡는 정도는 카드로 내밀 것으화에 반대해 온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자신들이 내밀 카드가 없을 때 이산가족 상봉을 협상 카드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따라서, 관심은 이산가족 상봉 이외에 어떤 것을 더 얻어올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일단은 그동안 합의되고도 실행되지 않은 부분들, 즉 열차 시험운행이나 납북자 문제와 관련된 진전 등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최근 제가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본 바로는 당국자들의 고민은 좀 더 근본적인 쪽에 가 있는 것 같습니다.

즉, 남북 대화를 정례화하고 북핵 폐기 과정을 지원한다는 것인데, 이를 좀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장관급 회담을 이를테면 3개월에 한번씩 한다고 명문화시켜, 국제환경이 아무리 나빠지더라도 남북 대화의 틀을 유지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남북 대화가 북미 관계의 하위 변수로 머무는 것을 어느 정도 극복하자는 취지지요.

둘째, 북핵 폐기과정을 지원한다는 것인데, 이는 현실적으로는 아마 다음과 같은 방식을 택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즉, 쌀과 비료를 지원하되 그 지원기간을 상당히 길게 잡는 것이지요. 만약, 쌀 지원이 몇 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면, 북한이 6자회담 합의를 지키지 않아 분위기가 썰렁하게 될 때는 남한의 쌀 지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살펴야 하는 한국의 현실

다만, 이러한 느슨한 연계 방식을 마구잡이로 밀고 나갈 수 없는 사정도 있습니다. 지금 북미 관계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데, 미국이 6자회담에서 지원하기로 한 중유의 가치만큼 쌀을 지원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단서를 다는 남한보다는 미국의 지원을 받겠다고 나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북미 관계의 발전 속에 남한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한국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렛대인 쌀, 비료 지원을 적절히 활용해, 남북 관계도 발전시키고 한국의 독자적인 역할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것저것 살펴야 할 것이 많은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바로 강대국에 둘러싸여있는 한국의 현실입니다.

아뭏튼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 대표단이 최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대해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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