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은 31일 금융감독원이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체계 선진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구체적인 시행방안 마련을 위해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모범사례를 중심으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적용할 것을 주문했지만 은행들은 모범사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은행권의 공통적인 심사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감원의 모범사례를 사실상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데다 은행별로 심사기준을 달리할 경우 특정은행으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감원은 이날 각 은행들이 제출한 대출심사 기준을 취합해 모범사례를 내놓았다.
모범사례에 따르면 투기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아파트 담보 대출 때 대출액이 1억 원을 초과하면 DTI(총부채상환비율)를 40% 안팎, 5천만 초과~1억 원 이하면 60% 이내가 적용된다.
다만 대출금이 5천만 원 이하이면 DTI를 적용받지 않으며 국민주택 규모 이하(전용면적 25.7평 이하)로 시가 3억 원 이하인 아파트의 담보 대출을 1억 원 넘게 받을 때는 DTI가 60% 이내로 적용된다.
은행들은 일단 자체적인 세부방안을 마련, 은행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여신심사 체계를 담보위주에서 채무상환능력 위주로 전환한다는 대원칙 하에 DTI를 확대 적용하고 국민은행 자체 개인신용평가 등급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고객의 신용평가 등급에 따라 DTI를 40~60% 범위에서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우량 등급의 고객에게는 DTI 한도를 높게, 그렇지 않은 고객은 낮게 적용하는 방안이다.
국민은행의 신용평가 등급에 각종 공식 소득 증빙, 직업 등급, 고객 등급 등이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득 수준이 낮거나 거래 행태가 불량한 경우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여신심사체계 선진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2월 중 은행연합회 등과 협의하는 과정이 남아있어 세부안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금감원의 모범사례를 따르되 대출시 신용등급을 추가 반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신한은행은 자체적으로 구분한 12개 신용등급 가운데 최하위에 해당하는 11, 12등급에 대해선 대출자체를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 지역에 대해 연체경력, 타행거래 연체사실이 있거나 신용정보 관리 대상 고객의 경우 아예 대출을 불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기존에 금감원에 제출했던 6억 원 이하 대출자 가운데 신혼부부나 미취학 아동을 둔 대출자에게는 DTI 60%,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개인사업자는 DTI 50%를 각각 적용하는 방안을 은행간 협의때에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대출자가 만기 때까지 전액 상환하지 않고 대출액의 40~50% 등 일부는 재연장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집을 매각해 양도받은 사람이 상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자율적인 안을 만들어내라고 했지만 사실상 금감원이 제시한 모범사례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대출시장의 자금 유입이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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