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당원제 신설을 골자로 한 열린우리당의 당헌 개정안이 법원의 결정으로 그 효력이 정지됐다.
이로써 개정 당헌에 기반해 진행되던 당원협의회 구성, 대의원 선출 등 2.14 전당대회 사전 절차가 '올스톱' 상태에 들어가는 등 전대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통합신당 창당을 둘러싼 신당파와 사수파간 갈등이 법적 소송을 촉발, 법원의 결정으로 집권여당의 정치 일정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당헌개정안 효력정지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당은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빚어진 지도부 공백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작년 6월7일 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 체제를 가동시키면서 비대위에 당헌.당규 개정 권한을 이양키로 결의했다.
이어 비대위는 당헌개정권 위임을 근거로 지난해 11월22일 정당개혁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걸어온 기간당원제를 폐지하고 기초당원·공로당원제 신설을 골자로 하는 당헌개정안을 의결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통합신당론과 당 사수론이 맞서고 있는 당내 갈등상황과 맞물리면서 기간당원제를 금과옥조로 여겨온 사수파 의원들과 친노성향 기간당원들이 비대위의 당헌개정 결정에 크게 반발한 것.
이들은 비대위가 기간당원제를 폐지, 당 외부인사를 대거 공로당원으로 임명함으로써 사수파 기간당원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결국 전대에서 당을 해체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급기야 사수파의 반발은 법적 소송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29일 기간당원 11명이 "비대위는 당헌 개정권이 없다"며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당헌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
이에 대해 통합신당파는 "비대위가 당헌.당규 개정권 등 포괄적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정치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려 한다"고 사수파를 맹비난했고, 당내에서는 법원이 정치현안에 관여하지 않고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것이라는 난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당내 율사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리상 법원이 가처분 신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는 당 진로 결정의 중대변수로 부상했다.
또 이 과정에서 법원이 지난해 6월 연석회의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당헌개정 권한 위임의결 당시 '참석자 70명 모두 찬성했다'는 회의 속기록이 당직자의 실수에 따른 오기임이 밝혀져 가처분 기각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실수임을 인정하면서 "재적 82명 중 출석 70인, 찬성 49인으로 재적 과반 출석과 출석 과반 찬성으로 정상적으로 당헌개정권 위임의결이 완료됐다"고 재판부에 해명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결국 재판부는 19일 결정문을 통해 "당헌상 중앙위가 비대위에 당헌 개정권을 재위임할 수 없고 의결정족수인 '재적 중앙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비대위의 성격상 당헌 개정권도 행사할 수 없다"며 당헌개정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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