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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렬 "동그라미(돈) 보다 명분이 중요"

지씨해머로 음반 내고 래퍼로 데뷔

"'귀엽게 잘 만들었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죠. 래퍼로 인정받는다면 언젠가는 보컬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TV 오락 프로그램과 라디오를 오가며 탁월한 입담을 과시하며 인기 상한가를 올리고 있는 개그맨 지상렬(37).

영화 '작업의 정석'과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을 통해 연기력도 인정받은 그가 이번에는 래퍼 지씨해머(G.C Hammer)로 데뷔해 화제다.

그는 이달 초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지씨해머라는 이름으로 먼저 노래를 발표했다.

뒷모습만 드러낸 앨범 재킷과 얼굴 옆모습 등만 일부 공개한 뮤직비디오로 세간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실 개그맨이 또 '이벤트성' 음반을 냈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그런 선입견 때문에 기대 수준이 낮을 겁니다. 하지만 일단 들어보시면 놀랄 겁니다."

아쟁 연주로 시작되는 '클럽 아리랑'은 국악 연주와 힙합 비트가 잘 어울려 '기대 이상'의 신나는 화음을 연출해냈다.

이 곡은 9일 공개 직후 온라인 음악사이트와 동영상 사이트 등에서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안무도 준비 중이다. 제롬, 에디, 국악 연주자, 비보이팀 등과 함께 버라이어티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그동안 음반 제작 제의는 많았지만 대부분이 코믹한 분위기를 원해 거절했어요. 음악으로 먼저 인정받고 싶어서 이번 음반을 만들었죠. '동그라미'(돈을 지칭하는 지상렬식 용어)보다는 명분이 중요했어요. '개그맨이 하는 음악'보다는 '좋은 음악을 하는 개그맨'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습니다."

'클럽 아리랑'과 함께 선보이는 곡은 DJ 오가가 작곡한 '머스트 해브(Must Have)'다.

지상렬은 이 노래를 소화하기 위해 피처링에 참여한 데프콘으로부터 지난해 9월부터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받았다.

개그맨임에도 이처럼 '웃음'보다 '음악'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이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기 때문.

고등학교 이전으로 뿌리가 거슬러 올라간다.

"저는 전형적인 LP세대로 어릴 때부터 음악을 사랑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20대 초반까지는 클럽에서 DJ로도 활동했습니다. 모던 토킹, 바비 브라운을 비롯해 지씨해머의 원조격인 MC해머도 무척 좋아했죠."

그처럼 음악을 좋아했지만 가수로 연예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1996년 SBS 공채 5기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몽타주'(외모를 지칭함)가 안됐죠. 제가 연예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외모지상주의가 많았죠. 제 몽타주로는 가수나 탤런트를 꿈꿀 수가 없었어요. 만약 제 몽타주가 좋았으면 가수가 됐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개그맨 활동을 하면서도 그는 음악과의 인연을 놓지 않았다.

MBC 라디오 '지상렬 노사연의 2시 만세'의 DJ로 활약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배따라기의 베스트앨범에 '오늘은 그만 안녕'이란 곡을 직접 부르며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새롭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점에 대해 그는 "나는 솔직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편"이라면서 "돈으로 나를 휘두르려면 안 움직인다.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방송국 등에서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상렬 어록'이라고 불릴 정도의 독특한 화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말 잘하는 사람을 '훈민정음을 드리블한다'고 표현하거나 훼방하는 사람에 대해 '내 인생에 깜빡이 켜고 들어온다'는 식으로 묘사한다.

특히 '눈물나다'는 뜻의 '안습'(안구에 습기차다)은 지상렬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국민적인 유행어가 됐다.

"저는 유행어를 만들어놓고 일부러 밀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인정해주기를 바라죠.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또 찾으면 앞으로 더 양질의 곡을 만들 겁니다. 하지만 '저 ×× 음반 왜 냈느냐'는 평을 받으면 더 안 낼 거예요."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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