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주말극 '하얀 거탑'(극본 이기원, 연출 안판석)의 주인공 김명민에게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면 눈과 손.
안판석 PD 말대로라면 '하얀 거탑'은 '병원에서 정치하는 드라마'다. 1960년대 일본에서 유명세를 떨친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의학의 발전과 한국 의료계의 현실을 감안해 재구성했다.
김명민이 맡은 역은 야망을 이루려 동분서주하는 유능한 외과의 장준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휘어잡으려는 야망을 '눈'에서 읽을 수 있다면 외과의로서의 캐릭터를 온전히 소화해내는지는 수술 장면에서 클로즈업될 '손'에서 볼 수 있다.
4일 오전 11시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명민은 진짜 의사 같은 의사 연기에 대한 욕심을 숨김 없이 내보였다.
"수술 장면 촬영을 위해서 제작한 환자 몸이 실리콘으로 돼 있어서 감정이 깨질 때가 있어요. 가끔은 돼지비계나 장기를 가져다 쓰기도 하죠. 실제 장기를 가져다놓고 할 수는 없겠지만 좀 더 사실적으로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외과의 역을 맡아 실제 수술 장면을 촬영한 CD를 처음 볼 때만 해도 컴퓨터 화면 상에 아주 작게 띄워놓고 봤다. 점점 화면을 키워 돌려봤고 수술실에 참관하면서는 점점 무뎌졌다.
천부적인 수술 감각을 지닌 장준혁을 표현하려고 실제 수술을 하는 의사의 손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편히 보기 힘든 외과 수술 장면이지만 허술한 손놀림을 보이고 싶지 않아 보고 또 봤다.
"외과의사들이 스트레스 심한 것 같아요. 술·담배도 많이 하시고… 처음엔 수술하고 어떻게 식사를 하시나 싶었죠. 이젠 가끔 의사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촬영하다가 응급실에 환자가 실려가면 제가 가봐야 될 것 같고 궁금하고 그렇죠. 이러다 사고칠 것 같아요(웃음)."
그의 얼굴을 단박에 알린 이순신 이미지를 걷을 때쯤 김명민은 서늘한 눈빛의 외과의를 택했다. 대학병원 일반외과 과장 자리를 놓고 해외 유학파 의사 노민국(차인표)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특별한 멜로도 없어 극 중 김명민의 무게감은 더욱 크다. 전문용어가 마구 뒤섞인 대사를 처리하면서 수술 장면에선 자연스러운 손놀림을 보여주고 장준혁의 인간적인 출세욕으로 시청자를 설득하는 것이 김명민의 몫이다.
이제 연기 경력 10년을 넘겼다. '불멸의 이순신'(KBS1), '불량가족'(SBS)에 이은 세 번째 주연이다. 오랜 무명 시절을 견뎠고 지난 연말 SBS 연기대상에서는 아직 빛을 받지 못한 동료 연기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소감을 남겼다. 장준혁 캐릭터와 김명민의 실제 성격을 묻는 질문에 진솔한 답이 돌아온다.
"저도 우유부단한 성격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성공을 위해서 달려가고 노력하는 건 장준혁과 비슷하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장준혁처럼 실력으로만 되지 않을 때 주변 사람들을 동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쭉 실력부터 쌓고 있죠(웃음)."
'하얀 거탑'은 '환상의 커플'이 방송되던 주말 오후 9시40분에 방송된다. 6일 첫 방송.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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