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방 아파트 투기열풍은 '거품'

투기세력 활개…거품 빠지면 '쪽박'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방 아파트시장에 불고 있는 이상 투기열풍에 거품 경계령이 내려졌다.

서울 등 수도권에 이어 지방 부동산 시장까지 덩달아 고분양가에 이상 투기열풍이 불고 있지만 실제 속을 들여다 보면 상당수가 거품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1순위 청약 첫날부터 2천 147가구 분양에 1만 5천 80명이 몰려 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4㎞가 넘었던 밤샘행렬 등 전국을 들끓게 했던 경남 마산시 양덕동 메트로시티의 투기광풍이 맥없이 사라졌다.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에 걸쳐 접수한 1순위 당첨자들의 본계약 결과, 600가구가 미계약돼 시행사측이 남은 물량에 대해 선착순 분양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가 미분양돼 밤샘 청약행렬과 뜨거웠던 분양권 추첨열기가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쉽게 거품이 빠진 것은 실수요자보다 대부분 단기차익을 노린 일명 치고 빠지기식 투기세력들이 활개를 치다 실익을 챙길 조짐이 없자 썰물처럼 빠져 나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다 마산에서는 여태까지 가장 높은 평균 866만원의 고분양가로 실수요자들 조차 입주 조건이 좋지 않자 계약을 포기했으며 이후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반짝거품으로 끝났다.

메트로시티 분양여파로 이 지역 올해 평당 분양가는 793만원으로 치솟아 지난해 대비 32.8%, 2002년 대비 90.2%나 뛰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H부동산 대표는 "청약광풍이 불고 난 뒤 일부 대형 평형을 위주로 프리미엄이 붙어 있지만 실제 거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눈을 의심할 정도로 거품이 너무 쉽게 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1천 60실 분양에 3만 9천 548명이 몰려 무려 37.3대 1의 청약경쟁을 벌였던 창원시 두대동 시티세븐 오피스텔도 분양 초기 무려 1억 원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프리미엄이 지금은 '마이너스' 물량이 가득하다.

당시 이 오피스텔 당첨자들은 국세청으로부터 투기세력 색출을 이유로 세무조사까지 받는 홍역을 치렀으며 "웃돈은 고사하고 쪽박을 차게 됐다"며 한탄하고 있다.

창원지역 K부동산 업자는 "분양과정에서 분위기를 띄웠던 외지 투자자들이 다 빠져나가고 남은 사람들만 손해를 봤다"며 "거래 자체가 없어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도 이곳에 대한 관심이 끊긴지 오래"라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투기로 들끓었던 시티세븐이 남긴 후폭풍은 어김없이 이후 새로 짓는 아파트 분양가에도 반영돼 최근 창원시 가음정동에서 분양한 자이 아파트는 평균 분양가가 도내 사상 최고액인 981만 5천원을 기록했다.

거제시에도 최근 조선소 호황과 거가대교 개통 등에 따른 개발기대 심리로 아파트 건설이 줄을 이어 지난 1~2년간 아파트 분양가는 550만~700만 원 사이로 계속 치솟고 있지만 현재 1천 700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김해지역에서는 2002년부터 지난 11월말까지 무려 4천 904가구가 미분양된 상태로 남아 있으며 미분양 지역 대부분은 급격한 팽창세를 보여온 장유신도시다.

미분양이 이처럼 많은 것은 2~3년전만 하더라도 평당 300만~400만 원대였던 분양가가 인근 창원 등 타지역의 고분양가 영향으로 덩달아 분양가가 500만~600만 원대로 크게 오른데다 분양 당시 투기세력들의 미계약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무차별적인 아파트 공급으로 분양가조차 건지지 못하는 곳도 있다.

진해시 석동 택지개발 계획에 따라 지은 아파트 중에서는 입주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일부 작은 평형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 역전현상까지 빚고 있다.

지역 내 한 부동산컨설턴트는 "현재 지방 아파트시장은 높은 분양가에 공급과잉, 수요위축 등 '트리플 악재' 상황이어서 어설픈 묻지마식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1가구 2주택자 양도소득세 50% 중과세가 시행에 들어가 시장이 더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마산 창신대 부동산학과 정상철 교수는 "이번 메트로시티 청약광풍은 지방 아파트 시장이 투기세력들에 의해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오히려 거품이 빨리 빠진 것이 실수요자들의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지방 아파트 시장은 앞으로 2차 전매시장이 통하지 않을 만큼 공급이 충분해 투기세력들의 작전을 경계해야 한다"며 "현재 전용면적 25.7평형  이하가 70~80%에 달하는 지방아파트도 점차 큰평수로 옮겨가는 양극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