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중앙부에 위치한 후라노는 인구 2만 6천 명의 소도시다.
도쿄·오사카 등 일본 대도시를 중심으로 몰아친 한류 바람이 일본 열도 최북단까지 손을 뻗었다.
이곳에서 드라마 '대장금' 의 열혈 시청자, 비를 '이치방 가슈'로 꼽는 여성 팬, 한글을 배 우고 있다는 신세대를 만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7일 저녁 2집 후속곡 '흰 눈'의 뮤직비디오 촬영차 후라노 시립도서관을 방문한 가수 이루도 놀라운 경험을 했다.
이곳의 여직원 하세가와 이쿠코(56) 씨는 "목을 빼고 기다렸다"며 "지난해 한국 방문 때 샀다"는 이루의 1집 음반을 내밀며 사인을 요청했다.
이쿠코 씨는 "서울 교보문고에 들렀을 때 당시 음반차트 1위 가수가 이루여서 1집을 구입했다"며 "이루가 이곳에서 촬영한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너무 흥분됐다. 수록곡이 모두 좋았다"고 말했다.
또 이루가 사인을 한 2집을 선물하자 어린아이처럼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이 도서관에는 1층 메인 진열대에 NHK에서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를 비롯, 배용준·이병헌·류시원으로 장식한 책과 잡지가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또 '천국의 계단', '첫사랑' 등 인기 드라마를 소재로 엮은 책도 수십 권에 달했다.
장소를 옮겨 이루가 후라노 밤거리 자동판매기 앞에서 촬영할 때도 한류 팬을 만났다.
간노 요코(42) 씨는 "한국 가수가 촬영한다는 소식에 달려왔다"며 휴대폰 속 비 사진을 내보였다.
그는 "비의 열렬한 팬이어서 사진을 휴대폰에 다운로드했다 "며 "비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대단한 가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들 이루의 촬영에 동행한 태진아도 '옥경이'가 18번이라는 반가운 팬을 만났다.
촬영 중 한 음식점에 들렀을 때다.
태진아가 '옥경이'를 부른 가수란 사실을 안 주인 다지마 씨는 "'옥경이'가 18번"이라며 태진아 앞에서 노래를 흥얼거렸다.
또 그의 아내는 '한국 드라마 가이드'란 잡지를 들고 나와 "'대장금'을 정말 열심히 봤다. 장금이(이영애), 최상궁(견미리)의 연기가 예술"이라고 반가워했다.
이 모습을 본 옆 테이블 손님은 "세계는 역시 하나"라며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큰 인기인데 꼭 한번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역 프린스호텔 내 특산물을 파는 통나무가게 옆에서 피아노 립싱크 장면을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20대의 상점 여직원은 이루가 한국 가수인 걸 알자 "평소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며 한글 교재를 펴보이곤 "반갑스므니다. 처음 뵙겠스므니다"라고 수줍게 인사했다.
이 호텔 프런트에는 한글 팻말과 팸플릿이 비치돼 있다.
호텔 관계자는 "후라노가 서서히 한국 스키 마니아들에게 알려지고 있어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한국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구석까지 한류가 안착한 현장이다.
(후라노<일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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