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세대 전까지 여성의 역할을 결혼과 자녀 양육으로 제한, 유럽에서 가장 보수적인 국가로 알려진 스페인에서 남녀평등을 위한 참신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BBC 뉴스 인터넷판은 4일 마드리드 교외의 마을 푸엔라브라다에서 횡단보도 신호등에 표시된 남성 그림의 절반을 치마입은 여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마을의회의 로잘리나 귀하로 의원은 "단순한 신호등이라도 정보전달방식이 남녀평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기에 여성 모습이 그려진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회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몇몇은 신호등에 꼭 남성 그림만 있을 필요는 없다며 찬성 의사를 밝힌 반면 또 다른 이들은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치마 입은 형태를 넣는 것 자체가 고정관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놀라울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리아 호세 씨는 "분명히 성평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새로운 여성 표지를 본 사일라 씨는 "그동안 바지입은 표지판들이 너무 많았다"며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성평등 촉진 사업과 법안 추천을 관장하는 정부기관의 책임자 로사 페리스 씨는 "현대 민주화 시기에서 지난 2년 반처럼 성평등 촉진을 위해 큰 변화가 일어난 시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대기업이 여직원 수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도록 한 것은 물론 모든 공공기관들이 훈련 프로그램의 40%를 여성에게 배정하도록 하는 등 사회내 모든 계층에서 남녀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야심찬 법률안 초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정폭력방지법은 이미 시행되고 있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내에게는 전문가 지원 등 각종 도움이 제공된다.
페리스 씨는 "평등을 위한 투쟁 과정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이 홀로 남겨졌다고 느낄 수도 있다"며 "평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편을 들어줄 남성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마드리드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는 호아킨은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도 이러한 남성 우월주의 문화가 지속되는 현실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 내 관리급 여성들이 남성적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다"면서 "진정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이러한 문제를 교육시켜야만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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