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엘튼 존, 공연 중 무대에서 사라졌던 이유

'경(卿)이 아니라 왕(王)이어도 그랬을 것이다.'

영국의 노래하는 기사 엘튼 존(59)이 호주 공연 중 청중들은 물론 무대 위에 있던 동료들에게조차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갑자기 증발했던 이유를 들으면 누구라도 이런 말을 내뱉게 되지 않을까.

얼마나 다급했으면 그랬을까하는 동병상련의 정이 울컥 솟아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대스타 존의 무대 증발 사건.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적인 한계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이번 돌발사건의 전모를 호주 언론들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호주 순회공연에 나선 존은 26일 브리즈번 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가진 첫 번째 공연에서 한참 노래를 부르다 말고 다급히 무대 위에서 사라졌다.

공연의 열기는 터질 듯이 무르익어 있었고 존의 입에서는 설명 한 마디 없었다.

무대의 주인공이 예정에도 없이 사라지자 기타리스트 데이비 존스턴은 본능적으로 시간 때우기 즉흥 연주를 시작했다.

영문도 모른 채 무대를 바라보는 청중들의 시선을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존스턴이 손에 땀을 쥐며 5분여 동안 기타 줄을 튕기고 있을 때 다행히 존은 1만5천명의 청중들이 기다리고 있는 무대 위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는 여유있게 농담까지 섞어가며 이유를 설명했다.

"무대 위 보다는 아무래도 화장실에 가서 '해우'를 하는 게 청중석 앞줄에도 피해를 주지 않고,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예요."

존의 설명은 거리낌이 없었고 청중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우레처럼 터졌다.

순회공연의 한 대변인은 존이 배탈이 났는데 화장실에 한 번 갔다 오니까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존은 그 이후 45분 동안 아무 것도 거칠 것 없다는 듯 '바람 속의 촛불' 등 자신의 히트곡들을 멋지게 불러 제쳤다.

자신이 조금 전에 당했던 고통까지도 즉석에서 가사로 만들어 노래로 부르는 여유를 보임으로써 청중석에서는 더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존은 자신의 이번 호주 공연이 지난 1971년 이후 통산 12번째라면서 호주에 오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즐겁고, 호주에 오면 언제나 열렬히 환영을 해주어 기쁘다며 청중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시했다.

실제로 존을 맞는 호주 청중들의 열기는 이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음악과 에이즈 재단 기금조성에 대한 공헌으로 지난 1998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존은 이날 공연을 시작하면서 벌써 한 차례 청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을 뿐 아니라 공연 도중에는 노래가 한 곡 끝날 때 마다 무대 위를 돌아다니며 팬들과 악수를 나누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존은 오는 29일과 1일에는 시드니에서 공연을 가지며, 그 다음엔 멜버른과 뉴질랜드 웰링턴, 호주 애들레이드, 퍼스 등지를 차례로 돌며 자신의 히트곡들을 팬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