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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명절 '할로윈 데이' 기념행사 붐

고가 의상 없어서 못팔아

영어교육 열풍을 타고 서양 명절인 '할로윈 데이'(10월 31일)가 또다른 기념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어린이 영어교육 기관이 크게 늘면서 할로윈데이 행사의 유행 속에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이도 많다.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서울 서초구 A유치원은 27일 할로윈데이 행사 준비에 정신이 없다.

교실마다 어떤 의상을 입고 올지를 놓고 이야기꽃을 피웠고 일부 원생들은 익살스런 표정으로 "Trick or treat!(사탕 안 주면 장난을 치겠다)"를 외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원생들은 저마다 준비한 독특한 할로윈 의상을 입고 각종 소품으로 장식된 교실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된다.

교사들도 가면을 쓰거나 얼굴 분장(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할로윈 행사에 동참한다.

유치원 관계자는 27일 "할로윈 행사의 인기가 많아 원생들은 한두 달 전부터 할로윈 데이를 기다린다"며 "유치원을 졸업한 뒤에도 할로윈 행사에 참석하러 오는 어린이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강남구 B영어유치원은 할로윈 데이에 패밀리 레스토랑을 빌려 호박등(Jack O'Lantern)을 만들고 귀신놀이를 할 계획이다.

성남영어마을은 28일 '할로윈 페스티벌'을 열어 관련 단어를 이용한 영어게임과 호박등 만들기 행사를 열 예정이며, 각 놀이공원과 호텔도 앞다퉈 축하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할로윈 데이의 인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 유통점은 흡혈귀와 마녀 망토 등 다양한 의상과 호박 모양의 사탕바구니, 머리띠, 가방 등 관련 상품의 매출이 급증하는 등 '할로윈 대목'을 맞고 있다.

한 벌에 20만 원이 넘는 의상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 P사 관계자는 "주문전화가 쇄도해 쉴 틈이 없다. 어린이 의상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고 영어 유치원와 학원에서는 장식용품을 단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할로윈데이가 이렇게 예상 밖으로 큰 인기를 누리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나 화이트데이(3월 14일)처럼 외국의 축제일이나 정체 불명의 기념일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얄팍한 상혼(商魂)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희대 신명아 교수(영미어학부)는 "영어 교육이나 세계화는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토대로 이뤄져야 하고 전도돼서는 안된다"며 "할로윈데이가 상업화되면 아이들을 세계 문화라는 허상을 쓴 '도깨비'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윤숙자 정책위원도 "할로윈데이의 내용이나 의미, 유래 등을 모르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잘못된 영어 열풍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 교육에 대한 기본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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