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다니는 모 직원은 친구의 부탁을 받았다.
애인의 진료기록을 알고 싶다는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었다.
이 직원은 다른 직원의 조회권한을 이용해 친구 애인의 진료기록을 열람한 뒤 친구에게 알려주었다가 적발돼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견책과 경고 등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을 뿐이다.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의 개인정보 침해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강보험공단은 가입자 진료기록과 재산 및 소득자료, 주민등록 등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어 그 어떤 공공기관보다 개인정보 보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곳이다.
이기우 의원(열린우리당)은 1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의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침해신고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05년 7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년간 건강보험공단에서 업무와 관계없이 개인적 목적이나 친구의 부탁으로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제공해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은 모두 9명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신이 낙찰받은 건물의 세입자에게 연락하기 위한 개인정보 조회 ▲이복동생의 재산정보 확인을 위한 전산조회 ▲공익근무요원이 직원ID를 이용해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상대방의 개인신상정보 조회 ▲불법채권추심업자에게 개인재산과 주민등록 자료 20건을 통째로 전달한 사례 등이다.
이 의원은 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침해사례들을 주로 피해자들의 신고를 통해 알게 됐을 뿐, 스스로 적발한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 중에서 불법채권추심업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직원만 해임됐을 뿐 나머지는 견책 1건 외에 경고나 주의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건강보험공단이 개인정보 침해에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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