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과 관련해 그룹 비서실이 실권주를 이재용 상무에게 넘기기 위해 공모했다는 간접증거가 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조희대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열린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전환사채 실권주를 이재용씨에게 인수토록 공모했다는 간접증거를 이미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지난 기일 석명을 요구한 기록을 보면 검찰이 예전에 제출한 자료에는 공모와 관련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 공모했다는 가장 강력한 간접사실이 무엇이냐"고 묻자 검찰은 삼성 비서실 간부 2명이 검찰에서 조사받을 당시의 엇갈린 진술을 간접증거로 들었다.
검찰은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장 김모씨는 검찰에서 '이재용 상무는 CB 실권주가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고 취득한 것일 뿐이다'고 진술했으나 다른 비서실 직원 유모씨는 `이 상무는 실권주가 자신에게 배정됐는지도 몰랐다'며 정반대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전환사채는 회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한 인수될 것을 기대하고 발행하는 것인데 당시 경영진이던 피고인들이 '에버랜드 주주들이 실권한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이 바뀐 뒤 처음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박노빈, 허태학 피고인에게 당시 전환사채 발행 경위와 실권주가 이재용씨에게 인수된 이유 등을 물었고 피고인들은 그룹 차원의 공모 여부를 부인했다.
재판장은 "미국 반독점법에 의하면 두 항공사가 하룻만에 똑같이 항공료를 올리면 객관적 증거가 없어도 담합으로 추정돼 처벌받으며 담합이 아니라는 입증책임이 항공사에 있다는 사례가 있다. 각국의 형법에서 공모를 판단할 때 이 사례가 적용된 게 있는지 양측 모두 연구해 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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