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학교 납품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교장과 행정실장, 업체 대표 등 19명을 사법처리함으로써 학교 현장에서의 리베이트 관행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확인시켜줬다.
사법기관이 리베이트를 받은 학교관계자와 업체대표 등을 무더기로 사법처리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리베이트 수수 관행 등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전남지방경찰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신청된 S중 박 모(60) 교장과 윤 모(53) 행정실장은 기자재·비품 납품 업체로부터 총 11차례에 걸쳐 2천600만원을, W중 김 모(57) 교장과 윤 모(47) 행정실장은 총 9차례에 걸쳐 2천900여 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다.
S중학교 박 교장을 제외한 W중 김 교장과 두 행정실장은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경찰은 박 교장을 포함해 4명이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함께 받은 공범으로 간주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한 차례 통상 수십, 수백만원의 돈을 받았으며 W중의 경우 교구 납품을 대가로 한 차례에 무려 1천500만원의 거액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S중학교 윤 행정실장이 당초 작성해 파문을 일으켰던 리베이트 쪽지(방송 2,000, 어학 3,000, 이미지 6.500, 성목 2.200, LG 7.200 총 25.800)에 나타난 액수는 천원 단위로 2천580만원을 모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 수사 결과, 설로만 떠돌던 납품단가 대비 리베이트 액수가 어느정도 실체를 드러냈다.
경찰은 납품단가의 10~20% 가량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것으로 파악했다.
리베이트를 받은 장소도 학교내로, 이들의 도덕불감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했다.
업체 대표들은 주로 학교로 찾아가 행정실 주변과 주차장 등으로 행정실장을 불러내 "잘봐달라"며 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돈을 받은 행정실장은 절반가량을 교장에게 건네 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업체 대표는 구체적인 돈 액수까지 제시하면서 추후 납품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교장과 행정실장의 도덕성과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들 학교에서 오간 리베이트 액수가 지금 파악한 것 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보고 보강수사도 고려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다른 학교에 대한 비리에 대한 수사 계획은 없으나 제보 또는 혐의사실이 포착될 경우 즉시 수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경찰의 이번 수사에 대해 교육계 주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교장과 행정실장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가슴 아프지만, 교육계 전체가 반성 해야한다"며 "그동안 고질적으로 자리잡아 왔던 리베이트 관행 등 비리를 근절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시 교육청 관계자는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며 "비리근절을 위한 제도적 보완과 교직원들의 도덕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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