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2일 개막하는 제11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는 역대 최다 규모인 64편의 작품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초청작 245편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 64편인 것이다.
이를 위해 그간 프로그래머들이 피 말리는 작품 유치 경쟁을 펼친 것은 물론.
그런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한 가지 변수가 더 생겼다.
바로 개막 다음날 제1회 로마 국제영화제가 창설되는 것.
자국에서 이미 세계 3대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가 열림에도 굳이 새로운 영화제를 창설한 로마시인 만큼 그들의 월드 프리미어 작품 유치 노력 역시 만만치 않았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산과 로마의 대결에서 누가 이겼을까.
결론은 '둘이 함께'다.
부산과 로마가 동시에 월드 프리미어를 원했던 작품 두 편이 같은 날 양 도시에서 동시에 첫 공개되는 것이다.
한 작품이 각기 다른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것은 물론 유례가 없는 일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사실 올해 첫 출범하는 로마국제영화제가 개최 일정을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로 잡으면서, 치열한 작품 유치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베니스와 산 세바스티안, 토론토, 밴쿠버, 도쿄 등 가을에 몰려 있는 여타 영화제들과 그 동안 피말리는 경쟁을 해왔는데, 이제 로마까지 가세함으로써 더욱 힘들어진 것"이라며 "게다가 로마 영화제는 예산을 베니스보다도 많이 잡았다고 해 우리를 바짝 긴장시켰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양 영화제가 협조관계를 이룩했다.
김 프로그래머는 "다행히 협조관계가 돼 두 편의 작품은 공동으로 월드 프리미어를 유치하게 됐다. 또 우리가 원하는 작품은 다 유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덕분에 일본 쓰카모토 신야 감독의 '악몽탐정'(14일)과 홍콩 패트릭 탐 감독의 '아버지와 아들'(15일)이 부산과 로마에서 같은 날 첫선을 보이게 됐다.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내년에는 로마 영화제가 다른 날짜로 옮겨갈 것이라고 하니 어쩌면 내년부터는 로마와의 불필요한 경쟁은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제 부산 영화제는 세계 영화인들이 먼저 찾고 싶은 영화제가 된 듯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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