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클라렌 감독의 새 국가대표 16일 그리스와 첫 경기
한국도 그렇지만 영국(잉글랜드)도 월드컵 뒤에 국가대표를 새로 구성했다. 스웨덴 출신 에릭손을 이은 감독은 맥클라렌. 대표팀 코치로 내부 승격된 사람이다. 사실, 영국은 오웬과 루니의 포워드, 베컴에 제라드와 람파드의 미드필더, 조콜, 애슐리 콜, 레논...역대 최강 전력이라면서 2006 월드컵에서 내심 우승까지 넘봤던 팀이다. 그러나, 8강에서 루니의 퇴장에 이은 아쉬운 승부차기 패배로 속이 잔뜩 상해있는 상태였다. 이제 과거는 털어 버리고 새 역사를 시작하는 것인데, 첫 출발이 16일 그리스 대표팀과 친선경기다. 일단 이 경기에 출전할 명단 25명이 발표됐다. 팬들의 관심이 많은 루니는 출장정지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월드컵 초반에 부상당한 오웬 역시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아 이번에 빠졌다. 죠 콜은 소속팀 첼시의 미국 원정 때 부상당해 이번에 나오지 못한다. 토튼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거액을 받고 이전한 캐릭도 부상으로 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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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그리스와 친선 경기에 새로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린 11명의 선수. 이가운데 단신의 흑인 숀 라이트 필립에 가장 기대를 걸고 있다. |
그런 가운데 눈에 띄는 선수는 첼시 소속의 단신 흑인 선수 숀 라이트 필립. 전설적인 축구 스타 라이트 필립이 골라낸 흙속의 진주다. 2004년 국가대표에 올랐다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제외됐는데, 다시 입성했다. 작은 키에 발군의 발재간을 갖춘 그는 무려 2천1백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맨체스터 시티에서 지난해 5년 계약으로 첼시에 새둥지를 틀었다. 첼시에서 세브첸코, 발락, 죠콜, 람파드등과 자리다툼을 하며 손발을 맞추는 그의 역할에 축구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2004년 마드리드 경기에서 인종 차별 발언의 희생양이 됐던 아픈 기억도 있는 선수인데... 아픔을 딪고 최근 소속팀 첼시에서 절정의 경기감각을 유지하고 있어 16일 그리스 대표팀과 경기에서 선발 출장이 유력시 된다.
맨유와 토튼햄이 5명씩으로 가장 많아... 박지성과 이영표의 위상 가늠.
25명의 엔트리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를 보유한 팀은 역시 전통의 명문이자 박지성 선수가 소속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장정지의 루니와 부상중인 캐릭이 빠졌는데도 미드필터 리차드슨을 비롯해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영표 선수가 소속된 트튼햄 핫스퍼즈도 5명이다. 19살 자리 신예로 바람을 가를 만큼 빠른 주력에 뛰어난 돌파능력으로 이번 월드컵에서도 교체멤버로 나와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19살 아론 레논과 포워드 저메인 디포를 비롯해 5명을 보유해 신흥 명문으로 등장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준다. 최고의 부자구단 첼시는 주장 대표팀 주장을 맡은 테리와 람파드를 비롯해 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비록 월드컵 포르투칼과의 8강 승부차기서 실축을 했지만, 영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와 오웬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며 루니가 퇴장당했을 때 스트라이커로 대신 나선 장신의 크라우치를 보유한 리버풀도 4명을 보냈다.
이 밖에 찰튼이 2명, 아스날, 미들즈브루, 웨스트 햄, 에버튼이 각각 1명씩을 기록했다. 대표팀 구성을 볼 때 명문팀의 유명선수 싹슬이가 심각하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물론 각 구단에는 해외 수입 선수들이 있어, 국가대표팀 선수 보유가 곧 그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단 사정에 따른 선수 보유의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보인다. 무엇보다, 박지성과 이영표 선수가 얼마나 장한 선수인지 또 영국에서 인정 받는 선수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두 선수가 소속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튼햄 핫스퍼즈가 5명씩으로 가장 많은 영국 국가대표를 보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주장에 대한 국민적 사랑과 관심
놀라운 점 하나는 국가대표 주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우리는 사실 주장이 누구인지, 이운재가 주장인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영국 축구에서는 주장을 대단한 선수로 인정한다. 영국 축구를 대표하는 정신적인 지주 정도라면 약간 과장이지만, 축국 종주국 영국의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무한한 사랑과 존졍심을 보낸다. 정말 축구선수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코칭스태프 인터뷰 때도 코치, 감독과 꼭 자리를 함께 하는데, 이번에 주장은 존 테리 선수가 맡았다. 첼시의 철벽 수비를 책임지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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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국가 대표 사령탑 맥클라렌 감독(가운데)과 주장 테리(오른쪽)의 기자회견 장면. |
여기서 영국 축구의 특징을 또 하나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주장이라면 그냥 나이 많은 선수한테 주는 의례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렇다면 영국에서는 29살의 람파드나 주전 가운데 고르자면 26살의 제라드도 있다. 그러나, 테리는 25살이다. 사실 많은 팬들은 제라드나 람파드 가운데 주장이 나올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맥클라렌 감독은 평균 연령대인 테리를 골랐다. 프랑스의 지단도 그랬지만, 주장이 갖는 카리스마는 그 나라 국가대표팀을 평가하는 또 하나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테리의 카리스마를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베컴 아쉬운 국가대표 고별
그런 의미에서 영국인들은 떠나는 국가 대표팀 주장 31살의 베컴을 잊지 못한다. 배우 뺨치는 용모에 프리킥의 달인으로 실력을 갖춘 그가 이제 국가 대표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팬들도 아쉽지만, 베컴 자신도 무척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는 지금까지 A매치 94경기에 출전했다. 6번만 더 채우면 100경기를 달성한다. 대기록이다. 지금도 역대 가장 위대한 영국 축구선수 23명 가운데 한명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이름을 올리는 '센추리 클럽(Century Club)'가입은 남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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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컴이 탈락한 날 BBC TV의 베컴 보도 장면. 거액의 광고스타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소개하고 있다. 연간 광고료 모델 수익이 1천7백만 파운드, 3백16억원을 넘는다. |
베컴의 탈락에 BBC까지 나서 메인 뉴스 시간에 떠나는 베컴을 조명했고, 정론지 더 타임즈도 스포츠면 머릿기사로 "베컴 역사속으로(Beckham the history man)"라는 특집기사를 다뤘다. 맥클라렌 감독이 자신의 첫 데뷔 경기에 베컴을 부르지 않은 것은 전임 에릭손 감독 시대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맥클라렌 감독은 "(베컴 제외가)어렵고도 큰 결정이었지만, 내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꼈다." 말했다.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로 자신만의 컬러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팀은 남지만, 사람은 바뀐다. 모든 게 바뀌는 역사의 법칙에서 변화를 일궈 낼 용기나 능력이 없다면 승리를 꿈꾸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새로 짜여진 우리 국가 대표팀의 컬러가 22일 어떤 색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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