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테러 음모 적발 발표
영국이 발칵 뒤집혔다. 9.11 미국 뉴욕의 세계 무역 센터 사건 때보다 더 끔찍할 수 있는 음모가 적발됐다고 영국 경찰이 밝힌 것이다. 영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비롯해 미국 국적의 비행기를 동시에 여러 대 납치해서 폭발 시킨다는 계획이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주로 파키스탄 출신인 관련자가 무려 21명이나 체포됐으며 더 있을 수 있다는 보도에 영국인들은 경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지하철 테러를 경험했던 상황에서 더욱 놀라는 분위기다.
영국 국내 노선과 유럽내 전 노선의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됐다. 기타 노선도 여권과 지갑, 복용중인 약을 제외하고는 기내에 수하물을 일체 들고 들어가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국가 위기 상황을 '엄중한(severe)' 에서 한 단계 높은 최고 위기 상황의 '중대(critical)' 국면으로 격상, 발령하면서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심지어 시내 지하철에서도 주인없는 물건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라는 안내 방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은 긴급뉴스로 시시각각 위기상황을 알린다.
영국이 테러음모의 배경이 되는 이유
영국은 미국을 도와 팔레스타인 땅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고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주도한 원죄를 지고 있는 나라다. 여기다 21c 들어서만도 아프가니스탄 전쟁부터 이라크 전쟁을 거쳐 이번 레바논 침공까지 영국은 줄곧 미국의 충견 노릇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 지금도 이스라엘로 대량의 첨단 살상무기를 실어 나르는 미군 수송기는 영국 공항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한다. 영국도 실질적인 전쟁국가의 범주로 넣을 수 있는 근거다. 과격분자들이 죄없는 레바논 시민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전쟁에 대한 보복으로 영국을 그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해 7월 런던 지하철 테러를 경험했듯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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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로 변한 건물 잔해에 가족이 갈려 죽은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할수 있을까. 인디펜던트 신문은 10일자 1면 머릿기사로 묻는다. 영국은 이스라엘에 대량 살상무기를 실어나르는 미국 군용기에 자국 공항을 중간기착지로 제공하고 있다. 영국도 레바논 양민 학살 전쟁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며서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킨 이유는 탈레반 정권이 9.11 사건을 자행했다는 이유가 아니다. 탈레반과 9.11은 무관하다. 단지 9.11을 일으켰다는 알카에다를 탈레반이 도와 아프가니스탄에 머물 수 있도록 했다는 이유로 탈레반 정권의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것이다. 그렇다면 자국 공항을 대량 살상무기를 실은 미국 군용기에 열어 준 영국의 행동은 어디에 해당할까. 이번에 정무 차관직을 사퇴한 짐 셰리단 의원의 말처럼 유럽 인권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전쟁 범죄 행위로 볼 수 있는 논리가 생긴다. 이런 것이 과격분자들에게는 늘 보복 테러의 빌미가 된다.
이번 사태가 주는 교훈…"악이 악을 낳는다"
레바논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투 잡아 쥘수록, 헤즈볼라를 근절시키겠다고 레바논을 초토화할수록,죄없는 시민을 학살할수록,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지난 글에서 밝혔다. 비록 헤즈볼라의 힘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해도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분노에 찬 열성적인 지지자를 양산해 낼 뿐이며, 설혹 헤즈볼라를 약화시킬 수 있다 해도 또 다른 과격 저항 단체를 탄생시킬 뿐이라고 진단했다. 선과 악을 가를 수 없는 민족적인 문제, 종교적인 문제, 신념의 문제를 무력으로 근절시키려 한다면 더 큰 저항만 키울 뿐이라는 역사적 경험은 이번 전쟁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선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는 우리 조상님들의 가르침은 한반도에만 그 빛을 전하는 게 아니라 인류 보편사적 지혜를 담고 있다. 평화적인 문제해결을 거부한 비이성적 강공책은 저항세력을 다양한 지역과 계층으로 확대시킬 뿐이다. 이번 영국 공항 테러음모 역시 이런 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 악이 악을 낳은 것이 아니라는 근거가 희박하다.
비행기 테러 음모에 그치지 않는다. 중동과 관계도 없는 먼 동쪽 나라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수호자 전선'(FPI) 소속 전사 2천 명이 헤즈볼라와 함께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으로 떠날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선발대 20명이 이미 레바논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저항층을 다변화하면서 악이 악을 낳도록 하는 작은 출발의 하나에 불과하다. 제돈 들여 떠나는 전사들 앞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권하고 싶지 않지만 시민들의 권리일 뿐"이라고 밝힌다.
마치 우리 정부가 일부 기독교 관계자들에게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선교 활동 벌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충고하지만, 수백명이 들어가 나름대로 가치관과 종교관에서 숭고한 활동을 펼치는 것과 상황이 비슷하다. 아무튼 영국 공항 테러 음모나 인도네시아 전사 참여, 헤즈볼라 지도자 추앙 열기에서 보듯이 미국과 이스라엘, 영국에 대한 저항 세력은 뿌리뽑히지 않고 더욱 확대될 것이 문명하다. 테러로 테러를 치유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동양에서 엄한 법으로 다스리는 것만 강조하는 법가(法家) 사상이 법도 있지만, 덕을 숭상하는 유가(儒家) 사상에 밀린 사례를 깊이 들여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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