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 의혹이 '임계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청와대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김 부총리의 진퇴 여부를 가를 1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의 검증을 앞두고 휴가 중인 수석·비서관들이 대부분 출근하는 등 청와대는 아침부터 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전날 공식 휴가에 들어간 노무현 대통령의 고민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핵심 참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로 보고서를 보시지만 비공식적, 비정기적 회의를 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 성격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최대 현안이 김 부총리의 거취문제란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참모들과의 속깊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이 불거진 이후 노 대통령은 이병완 비서실장과 박남춘 인사수석, 전해철 민정수석 등 관련 수석·비서관들을 수시로 불러 의견을 듣고 판단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에는 한명숙 총리와 예정에 없던 오찬 회동을 가진 것도 이러한 고심의 연장선으로 비쳐진다.
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면서 고심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김 부총리의 논문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들끓는 여론과 여당내 의견을 보면 물러나게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절차도 없이 물러나게 하는 것은 노 대통령의 인사원칙상 용인할 수 없는 문제다.
그간 노 대통령은 인사문제가 터질 때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여론에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윤광웅 국방장관의 유임 사례에서 보듯 '여론재판' 결과를 어기며 자신의 원칙을 관철시켜왔다.
김 부총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국회에 청문회를 요청한 것도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는 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정·청이 김 부총리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교육위 결과에 따라 결론이 날 것"이라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나아가 한 고위관계자는 "오늘 내일 급박한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 교육위 논의결과를 떠나 노 대통령이 당분간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질 가능성마저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우선 김 부총리가 참여정부에서 갖고 있는 무게 및 상징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부총리가 사퇴할 경우, 당장 대통령 통치철학에 정통한 청와대 인사들을 내각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공직사회 누수를 차단하고 국정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7.3 개각에 담긴 의지가 훼손될 수 밖에 없다.
또 김 부총리가 주도해온 참여정부 국정로드맵의 관리와 개혁과제 완성에 맞춰져 있는 노 대통령의 임기말 국정운영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당 면현안인 법무장관 인선 등 인사문제 때마다 여당의 우위가 관철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권 행사도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 부총리를 유임시키는 것은 사실관계를 떠나 정계개편의 원심력과 맞서 지지도 회복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여당에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선 여당내에서 대통령 탈당 요구가 터져나오면서 여권 구도가 어그러지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국정과제 추진이 난관에 봉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당·정·청이 사실관계를 규명하자는 김 부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김 부총리의 명예를 살려주는 동시에 여권의 공멸을 피하기 위한 차원의 타협책으로 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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