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자신이 앞으로 겪을 암이나 성인병 또 어린이의 지능과 적성까지 예측해 준다. 이런 광고의 유전자 검사업체들이 요즘 급증하는데 과학적 근거가 빈약해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정호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 사는 김 모 씨는 최근 200만원이 넘는 암 예측 유전자 검사를 받고 폐암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김 모 씨 : 굉장히 당황스럽죠. 아무래도 2~3개월 동안 심리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었죠.]
놀란 마음에 당장 병원을 찾았고 검사결과 이상이 없었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합니다.
[확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면 심약한 사람의 경우엔 '나는 이제 언제 암에 걸려서 죽을지 모른다'고 (오해할 수 있다.)]
김 씨의 검사결과를 보면 '폐암에서 90%의 발현율', '초기폐암 존재 가능성' 등 위기감을 조성하는 표현이 많고, '암 조기진단에 가장 유력한 방법이 유전자 검사'라며 결과를 무시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같이 유전자만 검사하면 성인병과 정신질환까지 판별, 예측할 수 있다는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업체 직원 : 암 종류는 다 있고요. 만성질환도 다 있고. 다 하시면 1백만원대가 넘으시죠. 5백만원 정도 든다.]
복지부가 올해초 비만과 치매 유전자 검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시행해선 안된다고 지침을 내놨지만 버젓이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직접 방문해서 검사해 준다는 업체도 있습니다.
[신청하면 2~3일 내에 고객님께서 원하는 장소로 치매와 순환기 계통 검사 해드리고, 정확도는 90% 이상입니다.]
특히 어린이의 적성과 지능, 성격에다 향후 진로까지 예상해 준다는 무분별한 광고까지, 유전자 검사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문제는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것입니다.
[김종원/삼성서울병원 진단의학과 교수 : 과학적 근거 없다. 어린아이들을 유전자결정론에 빠지게 하거나 불필요한 비용, 건강염려증 등 부작용.]
외국에서도 유전자로 질병을 예측한다는 건 통용되지 않습니다.
[조현찬 교수/유전자검사평가위원회 위원장 : 질병과 관련된 것이 아닌 일반 유전자 검사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무분별한 유전자 검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실효성있는 규제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