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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이런 직장 없을까?

방송국하면 누구나 상상하는 모습이 육중한 금속성 시설들이 가득 들어찬 스튜디오다.  울긋불긋한 장식에 네온 색깔의 세계지도, 그리고 카메라와 조명에 둘러싸인 앵커석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 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정작 그 안에 앉아 일하는 사람들에게 스튜디오란 별로 즐겁지 않은 사무실일 수 밖에 없다.  한 여름에도 웃옷을 걸쳐 입어야 할 만큼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창문 하나 없이 답답한 벽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조명은 정신 집중이나 창의성 발휘와는 거리가 먼 환경들이다.

하기는 방송국 탓할 것도 없다.  방송국이야 일의 성격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다른 직장 사무실의 근무환경 치고 직원들 만족시켜주는 곳이 몇이나 되겠는가.  어떤 직장인이든 요즘처럼 후텁지근한 여름이면 몸은 답답한 사무실에 갇혀 있으면서도 상큼한 풀향기가 선선한 바람을 타고 얼굴을 어루만지는 농장같은 곳을 동경하기 마련이다.  가끔가다 가벼운 소 인분 냄새가 따분한 콧구멍 근처를 스쳐지나가도 좋다.

사진 속의 한가한 농장이 바로 현실에 존재하는 그 동경의 직장이다.  겉모습은 농장이지만 건물 안에는 무시무시한 첨단 장비들과 번득이는 두뇌를 가진 천재들이 숨어 있다.

이름하여 스카이 워커 랜치.  스카이 워커라...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름 아닌가?

그렇다.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 워커다.  이 농장은 루크 스카이 워커를 세상에 내놓은 SF 영화의 아버지 조지 루카스가 대표로 있는 루카스 필름의 일터인 것이다.  바로 이 농장에서 주라기 공원에 등장한 공룡들의 실감나는  몸짓과 스타워즈 시리즈의 현란한 공중전,  그리고 미션 임파시블 3의 아슬아슬한 액션 장면이 탄생했다. 

<루카스의 집무실>

직선 거리로 8마일 (12.8 킬로미터)에 달하는 이 농장에는 곳곳에 공용 자전거가 있어서 직원들이 다른 사무실로 이동할 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한 한 친구가 이 곳에서 일하는데 몇 해 만에 만나 본 모습이 꽤나 몸관리를 한 것 같다 싶더니 좋은 공기 마시면서 자전거를 열심히 탄 덕을 본 듯했다. 

    <스카이 워커 랜치 방문객 숙소>

랜치 안에는 포도 농장도 있어서 직접 와인을 생산하기도 한다.  한 병에 40달러라는데 이름 값이 차지하는 몫이 적지 않겠지만 품질도 나쁘지 않다는 게 와인에 그리 정통하지는 않은 내 친구의 자평이다. 

<스카이 워커 랜치 와인 농장>

스카이 워커 랜치의 경관을 바라보면서 '루카스처럼 돈이 많으면 뭘 못해'라고 질투하지는 말자.  루카스보다 훨씬 더 큰 부를 축적한 기업인들이 셀수 없이 많지만 그들 대부분의 사무실은 그저 시멘트에 겉치장만 더덕더덕 붙인 빌딩일 뿐이다.  루카스가 이런 직장을 만들어 낸 힘은 결국 자유와 창의를 중시하는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고 싶다. 

자유가 창의를 만들고 창의는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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