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국전쟁 때 희생된 참전 용사 가운데 돌보는 유족도 없이 국립묘지에 위패만 모셔진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전란통에 고아가 된 한 할머니가 국립묘지에서 56년 만에 아버지의 위패를 찾았습니다.
그 안타까운 사연, 홍순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에 사는 65살 이천환 할머니.
남부럽지 않았던 할머니의 가정에 6.25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전쟁 직후 바로 입대한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사했다는 통보가 집으로 날아들었습니다.
아들 둘을 잃은 할아버지는 목숨을 끊으셨고, 전쟁통에 세 동생도 잃었습니다.
기댈 곳 없는 어머니와 작은어머니가 재가하면서 할머니는 졸지에 전쟁고아가 됐습니다.
[이천환 할머니 : 식구들이 많이 그리웠어요. 지금 다 살아있으면...]
반 세기가 넘도록 외롭게 세상 풍파와 싸우는 동안, 돌아가신 아버지 유해 만큼은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늘 가슴 한 켠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정 이야기는 시댁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이천환 할머니 : 친정이 없으니까, 내세울 만한 것도 없으니까 나는 아예 친정에 대한 얘기는 안 하고 살았어요.]
그러다 지난 4월, 혹시나 해서 찾은 국립 서울현충원.
할머니는 유해도 없이 이름만 모셔진 10만여 위패 가운데서 작은아버지와 나란히 계신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천환 할머니 : 아버지, 미안해요. 작은아버지도 미안하고요. 너무 오랜만에 아버지, 작은아버지 찾아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9살 소녀가 백발이 돼서 흘리는 눈물, 56년 동안 아무도 찾는 이 없이 쓸쓸하게 계셨던 아버지에 대한 죄스러움과 그리움의 응어리입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