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습격한 용의자는 시민 지지자인 것처럼 위장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세 현장에서 청중 속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공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유세를 지켜 본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시민들에 따르면 사건은 오후 7시20분께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부근에 설치된 유세차량 연단 앞에 박 대표가 등장한 직후 벌어졌다.
오 후보의 연설이 끝난 뒤 박 대표가 지지연설을 하러 단상의 첫번째 계단을 밟는 순간 5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악수를 청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위험 징후를 감지하지 못한 박 대표는 자연스럽게 오른손을 내밀었고 바로 그 때 범인은 왼손에 숨기고 있던 문구용 커터칼을 박 대표의 얼굴을 향해 휘둘렀다.
곧 이어 용의자 지모씨와 옆에 있던 박모씨, 또 다른 한 명은 "박근혜 죽어라" 고 큰 소리로 외쳤다.
갑작스런 공격으로 오른쪽 얼굴 아랫 부분을 다친 박 대표는 얼굴이 상기된 채 상처 부위를 두 손으로 감싸쥐고 몸을 웅크렸고 이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은 놀라 비명을 지르면서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오세훈 후보측 정택진 부대변인은 "괴한 한 명은 박 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는 척 하면서 칼로 오른쪽 뺨을 그었고, 그와 동시에 다른 괴한은 박 대표의 안면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전했다.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과 박 대표 경호원들은 시민들과 합세해 용의자 2 명을 현장에서 붙잡았으나 나머지 한 명은 그대로 달아났다.
박 대표는 당직자와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자신의 에쿠스 승용차를 이용해 인근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유세차량 소유주 백성욱(42)씨는 "한 사람이 박 대표에게 상처를 입힐 때 차량 운전석 앞에 서 있던 또 다른 한 남자가 단상 위의 마이크 스탠드를 넘어뜨리며 난동을 부려 함께 경찰에 연행됐다"고 말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범인들이 사건 발생 이전에 박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표 출하는 등 공격 징후가 사전에 감지됐다고 회상했다.
해병대 청년단 소속이라는 한 시민은 "오세훈 후보 유세를 듣다 박수를 치자 옆에 있던 건장한 남자 두 명이 '뭐가 좋아서 박수를 치느냐'고 항의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민 주영정(57)씨도 "아는 사람이 유세장 근처 건물 3층에서 가게를 하는데 유세 전 창밖을 보니 박 대표를 공격한 남자가 차량무대가 설치된 곳 바로 앞 공중전화 박스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성거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일부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사건 당시 현장에 경찰이 없었고 당직자가 신고했는데도 한참 후에 출동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불만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은 이날 유세에 앞서 박 대표 신변경호 등을 경찰에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